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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 12:40 pm on December 31, 2006 Permalink | Reply  

    2006년 정리 

    어제까지만 해도 2006년 정리 따위는 안 하겠다고 생각하고 내일은 역시 또다른 하루라고 생각하고 맞이하려 했는데, 오늘 누군가를 만나서 식사를 같이 하던 중 올해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포스트를 씁니다.

    올해 기억할 만한 큰 일이라면 2개가 있다고 쓸 뻔 했는데, 오늘 좋은 일이 있어서 3개라고 써야겠네요.

    첫번째는, 몸이 안 좋아 쉬던 생활을 끝내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일을 시작한 직장도 꽤 괜찮은 곳이라 만족하며 다녔습니다. 1년 가까이 쉬었지만 그래도 녹슬지는 않았다는 걸 발견하고 나름 다행이라 생각했죠.

    두번째는, 직장을 옮기고 대전으로 이사를 했다는 겁니다. 애시당초 하고 싶던 일들에 집중할 수 있는 직장으로 옮기게 되어서 더 좋은 곳으로 옮겼다고 판단하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어디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조금씩 있게 마련이니 여기서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은 있지만, 그보다는 마음에 드는 것들이 많아서 잘 다니고 있습니다.

    세번째라면, 연애를 시작하게 될 듯 하다는 것. 오늘 식사는 굳이 날짜를 12월 31일로 잡은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고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사람과 점심을 먹고 의미있는 말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내년에 잘 진행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Mark Twain이 썼다는 문장이라 하는데, 혹자는 다른 사람이 썼다고도 해서 정확하게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메일 signature로 쓰는 표현이 있는데, 그걸 인용하기로 하죠.

    “Dance like nobody’s watching; love like you’ve never been hurt. Sing like nobody’s listening; live like it’s heaven on earth.” — Mark Tw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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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ighter 1:49 pm on December 31, 2006 Permalink | Reply

      잠수님, 올해 중요하고 좋은 일들이 많아 기쁩니다. 마크 트웨인의 좋은 말도 좋고요. 아무쪼록 내년에도 행복한 일들 많으시길 빕니다.

    • 잠수 2:48 pm on December 31, 2006 Permalink | Reply

      데이터님께도 내년에 좋은 일들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 rakko 1:25 pm on January 1, 2007 Permalink | Reply

      작년엔 잠수과 알게 되서 기억에 남는 한 해였습니다. 올 한 해도 잘 부탁 드릴게요.

      참, ‘연애’라는 말에 제 마음이 설레네요.
      좋은 결실 있기를 바랍니다. (^-^)

    • 잠수 1:27 pm on January 1, 2007 Permalink | Reply

      rakko// 저도 라코님을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힘들 때 알게 된 이웃이죠. ^^ 2007년에도 즐거운 이벤트들 만들자구요.

    • pez 2:40 am on January 2, 2007 Permalink | Reply

      Congrats on your new 연애..
      Hope 2007 treats you well..

      Cheers !

    • 잠수 3:22 am on January 2, 2007 Permalink | Reply

      pez// Thanks! Happy new year to you too~

  • 잠수 12:12 am on December 31, 2006 Permalink | Reply  

    허클베리핀 

    누군가를 구글스토킹(Google Stalking, 구글로 뒷조사하기)을 하다가 대학내일이란 매체를 알게됐는데, 거기에 허클베리핀의 인터뷰가 나오네요. 새로운 정보들도 좀 있고요.

    12월 23일에 공연을 갔는데, 요즘은 하도 게으르게 블로깅하는 모드라서 포스팅도 안했습니다. 대신 이아고님의 간략한 포스트허클베리핀의 홈페이지를 링크 걸어둡니다.

    이것도 너무 무성의한가?

    그날 4곡이 든 싱글 앨범을 받았는데, 노래들이 괜찮네요. 4집이 다시 약간 기대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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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 12:48 pm on December 27, 2006 Permalink | Reply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 Howard Zinn 

    지난 주말 서울에 갔다가 누군가를 만나느라 고속터미널로 갔다.

    난 서울에서 누구를 만날 때는 고속터미널을 선호한다. 광명에서 7호선을 타고 35분 정도 가면 되는 가까운 거리인데다가 지하철을 갈아탈 필요가 없는 곳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고 고속터미널역의 센트럴시티가 사람을 만나기에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풍문고를 만나는 장소로 잡으면 찻집 같은 데서 만나는 것보다 편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다. 식사는 보통 신세계백화점 꼭대기의 전문식당가에서 한다. 그리고 여유가 있으면 영화를 보기도 한다.

    지난 주말 JH를 만났을 때도 같은 패턴이었다. JH를 기다리는 도중 집어든 책이 Howard Zinn의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였다. 책 제목은 가끔 들어본 것 같아 몇 페이지 넘겨봤는데 내용이 괜찮은 것 같아 샀다. 그리고 Edgar Allen Poe의 Great Short Works도 샀다.

    포우는 어릴 때 딱따구리문고의 한 권으로 편집되어 있었다. 내 세대라면 딱따구리문고라고 하면 뭔지 대충 알 듯 싶다. 100권짜리 문고본으로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우리나라 문학도 있었고, 서유기, 수호지 등의 중국 문학도 있었고 가끔 좀 어렵다 싶은 문학도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편집해놓았었다. 그 중에 포우의 단편선은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 중 하나다. 원래 포우가 썼던 언어로 그의 소설들을 읽어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 거라 생각해서 Great Short Works를 구입했다.

    Howard Zinn의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는 요즘 슬슬 책장을 넘겨가면서 보고 있는데,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콜럼부스의 아메리카대륙 “발견”에서부터 시작해서 노예제도의 역사, 억압받는 여성, 인디안의 대량 학살 등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일화들과 함께 소개된다. 미국에서 공부한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아주 많다. 미국에서 공부했다 하여 미국 역사까지 다 알 수는 없는 터이니 당연한 것이다. 미국에 있으면서 가끔 미국 사람들은 당연히 아는 것을 이방인인 내가 몰라서 분위기가 묘했던 적이 가끔 있는데, 내가 그네들의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역사들과 그네들이 생각하는 자기네 역사가 다를 때도 있었다.

    아직도 미국에는 Federalism에 반대한다는 의미의 Libertarian들이 많다. 그들에게 중앙집권적인 정부는 Star Wars의 Emperor만큼이나 사악하게 보일 수도 있다. 중앙정부를 만들려 했던 Federalist들과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오래된 논쟁 내지는 투쟁을 간단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역사에서 과연 “민중사”라는 것이 그 자체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민중의 시각에서 혹은 people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균형잡힌 시선을 갖기 위해서 필요하다. 그렇지 아니하다면 “그들”은 점점 그들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거나 혹은 불리한 사실을 숨기면서 새로운 역사를 지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괜찮은 책 하나 찾았다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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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go 3:35 pm on December 27, 2006 Permalink | Reply

      For me the most interesting was his account of the work environment and the labor exploitation in the U.S between the late 19th century and the early 20th century. Such a pity there isn’t much information available on the Soviet society of that time. I suspect a fair comparison might show that Lenin’s Soviet was far happier place for average people than the U.S.
      Poe. Oh Poe. He will be more than fun.

    • 육담 12:15 am on December 30, 2006 Permalink | Reply

      전 계림문고;;;

  • 잠수 12:25 pm on December 27, 2006 Permalink | Reply  

    구름산 

    날씨가 추워도 연말이 훈훈한 건 급여가 평소보다 많이 나오면서 마음이 푸근해져서가 아닐까? 내심 연말에 들어올 돈이 꽤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런저런 물건들을 사볼 생각을 했던 게 1주일 전이다. 그런데 25일이 지나고 26일도 지나고 27일도 지나서 이제 들어올 돈이 다 들어온 때에 이런저런 물건을 사기는 고사하고 알뜰검약하게 한 달을 보내야 하는 현실만 남았다. 그래서 훈훈한 연말은 고사하고, 이웃(블로그 이웃 포함)들의 온정어린 손길을 바라봐야 할 사정이다. ㅡㅡ;;

    주말은 대전에서 홀로 보내고 싶지 않아 광명으로 갈 것인데, 누나네는 창원으로 내려갈 것이라 결국 혼자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일거리를 듬뿍 들고 오늘 개통된 HSDPA 모뎀을 꽂은 노트북으로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일을 하는 처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연말에 권투경기나 풍성하게 중계되어서 가끔씩 지루함을 달랠 수 있기를.

    사실 다음달에 해외출장이 3건이나 잡혀 있어서 한국에 있을 시간보다 밖에서 보낼 시간이 더 길 전망인데, 어차피 출장 준비 하려면 혼자 있는 게 더 낫다.

    오랫만에 구름산도 한 번 올라가서 1년 전의 기억도 되살려보고.. 몸 안 좋을 때 구름산에 거의 매일 올라가던 시절이 나름대로 마음이 편하면서도 또 불편하기도 했다. 내가 요양을 하고 있을 때 누나한테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었고, 당장 해법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누나한테는 아주 힘든 시절이었고 나도 눈치없는 인간은 아닌지라 역시 힘들게 보낸 시절이었다. 그럴 때 구름산에 올라가면 그런 걱정거리들을 잠시나마 잊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색할 수 있었다. 그래서 구름산이 나한테는 각별한 산이다. 다른 사람들에게야 동네 뒤에 있는 자그마한 산일 뿐이겠지만.

    나이가 들어 어떤 명절이나 기념일이 와도 마음이 설레거나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데, 그 반대로 기억에 남는 장소나 사건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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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 3:36 pm on December 25, 2006 Permalink | Reply  

    미녀는 괴로워 

    난 “미녀는 괴로워”의 원작 만화를 봤다. 다 본 건 아니고, 약 2권 정도를 본 것 같다. 옛날에 본 거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난다. 그리고 이리 저리 전해 들은 말도 있어서 줄거리야 대략 짐작은 되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러 갔다.

    1. 김아중이 김정은을 닮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도 좀 따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얼굴의 이미지도 그러하고. 둘이 체형도 비슷한 거 같은데.

    2. 김아중이 Maria를 직접 불렀다면 가창력이 상당한 것 같다. 웬만한 가수(금붕어 포함)들 중에도 그 정도로 부르는 이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김아중이 조금 있다 가수로 데뷔한다 하는 거 아닌가?

    3. 작위적 눈물이 너무 많으면 부담스럽다. 가끔은 짜증도 난다.

    4. “남자들은 자기 여자만은 성형을 안 하기를 바란다”고? 나도 좀 그런 거 같긴 한데, 그 이유를 스스로 분석해 보자면, 여자의 얼굴이나 몸이 성형수술한 거라면 접촉할 때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다. 잘못해서 코가 내려 앉으면 어떡하나? 실리콘이 터지면 어떡하나? 등등의 신경들 말이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자연스럽게 되지 못한 성형의 경우는 그 자체로 아름답지 못할 뿐더러, 아름답게 변신하려다 실패한 이의 비극적 결과물을 보게 되는 게 안스럽다.

    5. 이 영화 본 여자들은 무슨 생각 했을까? 농담삼아서 “견적이 안 나온다”는 말들을 하는데, 사실 아무리 성형을 하더라도 김아중 정도의 외모가 될 수 있는 여자는 대한민국 여자 중 5%도 안 될 것 같다. “미녀는 괴로워”는 애시당초 불가능한 판타지를 소재로 한 만화/영화였으니 철저하게 판타지의 세계에 머물렀는데, 그 가수가 김아중이 아니고 김아중보다 조금 못 나고 평균 이상 정도의 외모를 가진 여자로 탈바꿈했다면 판타지가 아닌 리얼스토리가 되지 않았을까? 만약 그런 리얼스토리였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가 됐을까? 그렇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여성 관객들은 오히려 더 불편해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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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 3:23 pm on December 25, 2006 Permalink | Reply  

    007 Casino Royale 

    나는 007 영화의 열렬팬이거나 혹은 007 시리즈를 모두 보거나 하지 않았기에 007 영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다보면 다소 안 맞는 말들도 많을 거다. 그래도 내가 본 몇 편 안 되는 007영화와 비교해보자면 이번 Casino Royale은 007스럽지 않았다. 007 시리즈에서 한 번 숨고르고 가는 계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최근 007시리즈를 다 챙겨봤다면 007시리즈가 숨을 여러번 고른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는데, 그 정도로 챙겨본 건 아니라서 ^^;;

    Casino Royale을 보면서는 요즘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미국 시리즈물 24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구조도 그러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다 배신자라는 설정도 그러하고. 게다가 007이 이제는 해킹에도 능숙한 스파이로 나오는 것도 24의 전체를 두르고 있는 해킹 전쟁의 배경과 유사하다.

    재미는 있는데, 기억에 남을 영화는 아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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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 2:09 pm on December 20, 2006 Permalink | Reply  

    백밴드의 위력 – Tragedy 

    The Bee Gees의 Tragedy에 빠져드는 이유를 나름 생각해봤더니 백밴드의 힘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노래가 한창 진행될 때 브라스 밴드가 강약을 조절하면서 반주를 넣어주는 게 예술이다.

    한국에선 예전 MBC의 “마상원과 그 악단”과 유사한 반주법이다. 뽕짝 밑에 깔아주는 브라스 밴드도 좋은데, Tragedy 밑에 깔리는 브라스도 정말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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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 3:39 pm on December 17, 2006 Permalink | Reply  

    21세기 디자인 문화 탐사 – 김민수 

    강연 듣고 나서 필 받은 김에 책방 가서 한 권 샀다.

    “21세기 디자인 문화 탐사” – 김민수, 솔.

    191110.jpg

    아직 10페이지밖에 안 읽었다. 다소 논문스런 책이라 좀 딱딱해보이지만, 나름 재미있을 듯.

    저번에 반디앤루니스에서 12만원어치 책을 산 후 E 형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 E 형이 ‘요즘 인터넷으로 사면 더 싼데.’라고 했다. 나의 대답은 (1) 맘에 드는 책 있을 때 바로 사야 한다 (2) 오프라인 서점도 먹고 살아야 한다였다. 암만 아마존이니 Yes24니 알라딘이니 해도, 직접 책방에서 책을 뒤적이며 고르는 맛을 대체하려면 인터넷 기술이 3세대 정도는 더 발전해야 될 거라고 본다.

     
    • sarah 4:41 pm on December 20, 2006 Permalink | Reply

      저도 되도록이면 온라인에서 싸게 사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더군요.

    • 잠수 1:12 am on December 21, 2006 Permalink | Reply

      저는 서점에 가서 책을 뒤적이는 게 큰 재미이기 때문에, 책방을 버리고 온라인으로 갈 수가 없어요. ^^ 대전에는 책방이 좋은 게 없다는 게 슬프죠.

  • 잠수 11:26 am on December 16, 2006 Permalink | Reply  

    GATS Mode 3 

    미국의 Golden State Fence Company라는 펜스 만드는 회사가 불법이민자를 고용했다는 이유로 5백만 달러(약50억원)의 벌금을 내고 회사 경영자는 감옥에 갈지도 모른다는군요. (Marginal Revolution)

    인용된 사실 중 재미있는 건 이 회사가 샌디에고주와 멕시코를 나누는 경계선에 펜스를 설치하는 일도 했다는군요.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대략 상황은 이렇지 않을까요? 멕시코에서 (비자 없이 불법으로) 건너들어온 사람들을 고용하여 펜스사업을 하는데, 이 사람들을 샌디에고와 멕시코 사이의 경계에 펜스를 박는 작업도 시켰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펜스는 국경을 확고하게 하여 불법이민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펜스 회사가 불법이민자들을 용이하게 수급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을 수도 있겠죠. 그 이상 상상의 나래를 펴면 안 되겠기에 여기까지만 하죠.

    미국의 불법이민 근로자와 관련하여 항상 기억하게 되는 일인데, WTO를 탄생시킨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과 그 이전 라운드의 협상들에서 다루었던 많은 주제들 중에 서비스, 투자, 노동의 분야는 상품과는 차원이 다르게 민감한 주제들이었죠. WTO 협정문과 그 부속서들은 상품의 교역에 대해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고, 그래서 WTO 협정이 전세계적인 관세 장벽 낮추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죠. 하지만 돈 많은 서구의 회사들에게는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등의 분야들이 더욱 관심이 가는 주제들 아니었을까요?

    일례로 TRIPS 협정 발효 후 10년이 지난 2005년에 인도는 물질특허를 보호하기로 법을 개정하지요. 물질특허를 보호한다는 이야기는 새롭게 만들어낸 물질 그 자체를 발명으로 보호한다는 말입니다. 좀더 쉽게 얘기하면, 새로운 의약품이 개발되면 그 의약품에 대해 특허를 부여하고, 그 의약품을 어떻게 제작했는지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물질’ 특허라는 말 자체는 거의 의약품과 생명공학에서 독점적으로 쓰는 말이죠. 2005년 이전 인도는 선진국에서 개발한 약들을 싸게 복제해서 수출까지 하던 나라였죠.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었죠. “혁신적 신약”을 개발할 능력이 있는 회사가 전세계적으로 손꼽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의약품에 대한 특허보호가 강해지면 그 소수의 회사들이 돈을 왕창 많이 벌고 약을 사다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내고 약을 먹어야 하죠.

    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es는 그 도입부에 Mode 1, Mode 2, Mode 3, Mode 4라는 국경간 서비스 제공 방식에 대해서 정의하고 있습니다.

    (a) from the territory of one Member into the territory of any other Member;

    (b) in the territory of one Member to the service consumer of any other Member;

    (c) by a service supplier of one Member, through commercial presence in the territory of any other Member;

    (d) by a service supplier of one Member, through presence of natural persons of a Member in the territory of any other Member.

    이건 사실 국경간 사업을 하는 회사들의 드림 시나리오입니다. (a)가 Mode 1, (2)가 Mode 2, (3)가 Mode 3, (4)가 Mode 4인데, 이런 Mode 1, 2, 3, 4 방식은 WTO 설립 이후의 다자 협상에서 서비스 분야의 기본용어가 되고 FTA 협상에서도 서비스 분야의 기본용어로서 틀이 됩니다.

    서비스는 투자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요. 서비스와 투자는 노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은 서비스 Mode 1, 2, 3, 4가 자유롭고 그에 따라 투자의 각종 제한들이 풀리고, 또한 노동의 국경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는 걸 원하겠지요. 그렇다면 땅값이 저렴하면서 노동력도 값싼 저소득 지역에 플랜트를 지어놓고 하루 1달러짜리 단순노동을 쓰면서, 회사의 경영진은 자국에서 전용제트기 타고 다니면서 초호화 별장에서 위성으로 송수신되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고 그곳에서 벌어들인 돈은 금융가들이 몰려있는 뉴욕, 런던, 홍콩 등으로 보내서 돈놀이를 하겠죠.

    WTO 협정문은 사실 이런 초국적기업들의 드림이 표현되어 있는 문서입니다. 제대로 읽어보자면 그렇다는 것이죠. WTO 협정문과 그 부속서를 읽으면서 자유화의 꿈을 실현하려는 회원국들의 의지가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성경을 읽으면서 그 책이 신이 불러준 걸 그대로 적어놓은 문서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옆길로 많이 샜는데, 다시 펜스 회사로 돌아가면, 이런 상황을 상상해 봅니다. 그 회사가 샌디에고에 있으면서 멕시코 불법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해서 샌디에고에서 국경 펜스를 치는 경우하고, “에이 더럽다” 그러면서 차라리 회사를 멕시코에 세워서 멕시코의 합법 노동자들을 고용해서 멕시코에서 국경 펜스를 치는 경우가 좀 다르겠죠? 그건 미국과 멕시코의 회사법과 노동법이 다르니까 회사입장에서는 분명히 다를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불법 노동자를 고용하여서 이민국의 단속을 받는 골치 아픈 상황이 생기는 것보다는 멕시코에 회사를 설립해서 합법적으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그들을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시켜 펜스를 친 다음에 다시 멕시코로 데려오면 좋겠죠? 그게 GATS 협상에서 회사들이 꾼 드림이었죠. 하지만, NAFTA가 체결된 이후에도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는 서비스, 투자,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지적으로나마 Golden State Fence Company 같은 사례가 생기고 있지요.

     
    • daighter 1:19 pm on December 16, 2006 Permalink | Reply

      아 참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그런 방식들이 있었군요! :0

  • 잠수 6:38 am on December 16, 2006 Permalink | Reply  

    사실은 Bee Gees의 Alone에 완전 중독 

    며칠 전에 Bee Gees의 Tragedy에 완전 중독되었다고 썼는데, 사실 그 중독은 오래 가지 않았고 지금은 Bee Gees의 Alone에 완전 중독된 상태이다.

    간간히 Duke Ellington도 듣고 Eric Dolphy도 듣고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듣는 CD는 Bee Gees의 One Night Only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 첫 트랙인 You Should Be Dancing/Alone 메들리이다.

    그래도 간간히 퍼프씨가 좋아하는 Pet Shop Boys의 Alternative 음반도 들어줘야지.

     
    • 퍼프 10:40 am on December 17, 2006 Permalink | Reply

      깜짝이야;;
      네, 펫샵보이즈 들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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