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블로그

By 잠수

Archive for June 2008

Day of the Dead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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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마슈.  미나 수바리(Mena Suvari)를 오랫만에 보았다는 거 말고는 별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좀비 영화 중에 질 떨어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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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9, 2008 at 2:0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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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도 구호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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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진다.  슬슬 열대야가 시작되는 분위기다.  한 동안 방에 앉아 있으니 더워진다.  밤 11시인데도 그렇다.  그래서 에어컨을 사야 하나 생각 중이다. 

근데 요즘은 에너지 절약하자면서 70년대 들어봤던

  • 에어컨 끄고 선풍기 켜기
  • 선풍기 끄고 부채 쓰기
  • 컴퓨터 전원 제어를 절전 모드로 바꾸기
  • 퇴근할 때 멀티탭 끄기

이런 소리들이 들린다.  에너지 절약 하자는 건 좋은 말이지.  그러니까 웬만하면 자가용도 덜 타고 다니고 자전거 이용하고 그럼 좋은 건데, 이게 국가 전략상 커다란 밑그림을 그려놓고 그 위에 작은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양이 아니라서 문제다.  기름값 올라가니까 뭔가 한다는 제스쳐는 보여야겠는데 평소 생각 안하던 머리에서 아이디어는 안 나오니까 30년전의 유신독재 시절 아이디어를 재탕해 먹는 것이다. 

좀 쿨 하게 살 수 없나?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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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7, 2008 at 2: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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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견해 – 의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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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 vs. 의정서

한-미 쇠고기 의정서는 MOU라고?라는 포스트에서 4.18일자 문서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의정서(protocol)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미국도 이를 의정서라고 보고 있다는 걸 뒷받침하는 문서가 USTR에서 나왔다.   이 문서에서 USTR은 4.18일자 합의문을 일관되게 ‘protocol’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걸 protocol이라고 부르는 것은 WTO SPS 협정의 preamble에서 검역에 관한 사항은 양자간 protocol로 정하는 관행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인정한다는 문구에서 쓰인 protocol이란 표현과 일관된다. 

우리 정부만 이 문서의 성격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측의 견해와 내 생각을 합쳐서, 4.18일자 합의문은 protocol이고 우리법상 행정협정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견해를 재확인한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이 협정이 행정협정이고 따라서 국회동의가 필요하지 않고 장관 고시로만 이행이 되는 절차에 위헌성이 있느냐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한 바 있다.  주권에 영향을 미치는 협정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우리 헌법상 원칙을 바탕으로 하고, 쇠고기 검역이 주권의 행사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결합하면 쇠고기 수입 검역을 행정협정으로 체결하여 국회 동의를 받지 않고 장관 고시로 이행하는 절차는 위헌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협상 vs. 논의

또 한 가지 미국과 우리 정부가 발표시 차이가 있었던 것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Susan Schwab USTR 대표가 가졌던 회의의 성격이 협상(negotiation)이었느냐 아니면 논의(discussion)이었느냐이다.  이건 말 장난 수준은 아니다.  협상이 개시되려면 협상의 mandate가 행정부(대통령) 혹은 입법부(의회)에서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논의는 그런 mandate가 없어도 된다. 

김종훈 본부장은 협상 mandate를 가지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Susan Schwab 대표는 협상 mandate가 없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발표문에서 USTR은 이번 면담/회의를 일관되게 ‘discussion’이라고 지칭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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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5, 2008 at 3:0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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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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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Denjang girls clouding이라 적어야 할지. 

블로그스피어에서 댓글과 링크가 다 분석이 된다면 군집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에 달린 댓글이나 링크, 이글루스 블로그에 달린 댓글이나 링크, 혹은 다른 블로그(티스토리, etc)에 달린 댓글/링크를 모두 다 분석할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지금 그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누군가가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거가 잘 되면 구글의 context-based ads exposure와 결합해서 상당히 강력한 블로거 대상 마케팅이 가능할 것 같은데.

블로그를 돌아다녀 본 내 경험으로는 댓글과 링크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경향이 높다.  치우침이 있는 견해를 보이는 블로그에는 반박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통계학에서 말하는 oddity에 가까운 거니까 제외해 버리면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댓글과 링크를 주고 받는다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지지와 반박의 댓글이 혼재된 블로그를 다루는 것의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한데 이건 통계학/사회심리학의 학제간 연구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지.

글들을 찬찬히 읽어보면 된장녀인데, 막 나가는 된장질을 하지는 않는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들은 비슷한 된장녀들의 댓글이 달린다.  그 댓글들은 본문을 지지하는 척 하고 있지만 사실은 글쓴이와 댓글러 사이의 된장녀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대화로 이용된다. 

엄밀히 따지면 된장녀들 사이에도 개성들이 있어서 뉴욕파 된장녀, 파리파 된장녀, 이탈리아파 된장녀, 혹은 테마별로 음식 된장녀, 카페 된장녀, 옷 된장녀 등으로 구별할 수도 있는데, 사실상 분화되어 있는 이 그룹들이 개별적으로는 수가 미미하기 때문에 현재는 된장녀라는 큰 카테고리에서 대동단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포스트의 세밀한 부분에서는 동의하지 않지만 된장녀 그룹으로 크게 아우를 수 있는 블로거라고 판단되면 일단 지지의 댓글을 남기는 경향들이 있다. 

된장녀 그룹이 숫자가 충분히 많아지면 분화된 된장녀 그룹이 눈에 띄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분화된 된장녀 그룹 간에 어떤 interaction이 생길지는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이다.

된장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마케터들한테는 중요한 이슈일 것 같다.  우선 소비력이 있고, 소비할 의지가 있고, 마음에 드는 것에는 많이 소비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다.  중년 이상의 남성들처럼 술 마시는 일 외에는 딱히 돈을 쓰지 않는 그룹과는 극단적으로 반대 지점에 서 있는 그룹이기도 하다. 

소위 감성 마케팅이라는 게 잘 통하는 그룹이 된장녀이기도 하다.  감성 마케팅 잘만 하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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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5, 2008 at 2:3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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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웹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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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이 사회에 공익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공익을 위한 소송에 무료 변론을 제공하는 것이다.  오픈웹 소송이 그 예이다.  

공정거래위는 행정고시 중에서 어렵다는 재경직에 합격한 나름 똑똑한 인재들이 가는 곳이다.  그런데, 조직이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 일하는 게 참 답답할 때가 많다.   자본주의의 운명적 폐해라 할 수 있는 독과점을 방지하고 경쟁을 촉진하여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공정위의 임무일진대, 자신의 임무와는 반대로 소프트웨어 시장(웹브라우저 등)에서 독과점을 조장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정부문서의 표준이 되었고 앞으로 당분간 독점적 표준의 지위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아래아한글의 hwp 포맷 역시 아주 반경쟁적이다. 

공인인증서가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만 돌아가게 한다든지 hwp 포맷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허용한다든지 하는 반경쟁적 행위를 공정거래위가 감독하지 않고 오히려 조장한다면 소송이 정석적인 접근이다.  우리 사회도 공익을 위한 소송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공익 소송이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시작되어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 이유로 공익 소송에 변호사들이 자원 봉사 식으로 무료 변론을 해주는 것은 변호사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오픈웹 소송은 고려대학교의 김기창 교수(이면서 변호사)가 변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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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4, 2008 at 3:2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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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완치 치료법이 개발되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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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기사로 백혈병 완치 치료법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이 떴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과 일본.이탈리아 공동 연구진이 줄기 암세포를 약이 잘 듣도록 하는 활성화 상태로 만들어 이를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줄기 암세포는 보통 거의 증식하지 않는 정지기에 있어 약이 잘 듣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PML이라 불리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할 경우 줄기 암세포가 활성화돼 이 때 항암제를 투여할 경우 암세포가 소멸되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백혈병 뿐 아니라 폐암 등 다른 암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응용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소식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글리벡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대부분이 글리벡을 먹으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뿌리뽑히지 않은 병을 계속 데리고 살아야 하는 심적인 어려움도 있다. 

글리벡(혹은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등 최근 신약)은 백혈병을 억제하기만 하고 완전한 치료법은 되지 못한다.  이는 글리벡이나 후속 신약이 활성화된 백혈병 줄기 세포만을 제거할 수 있고 잠복휴식하고 있는 암세포(dormant cell)에는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결국 백혈병 완치는 잠복휴식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에 달려있는 것이다. 

최근에 들은 소식으로는 글리벡 복용 전에 인터페론 치료를 받은 사람의 경우 글리벡을 복용하여 분자생물학적 관해에 이른 후에 글리벡을 끊어도 백혈병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있었다.  즉 인터페론을 적절히 맞은 후에 글리벡으로 관해를 유도하면 완치인지는 모르지만 백혈병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페론이 잠복휴식 암세포를 활성화시키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하기에 이 요법이 완치 요법으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더구나 문제는 인터페론 요법이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쉽사리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아니라는 데 있다. 

위의 기사에 나오는 PML 유전자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고 그걸 어떻게 제거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방법을 통해 잠복 암세포(dormant cell)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현재의 글리벡으로도 완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의 날이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

글리벡이 나오기 전에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골수성백혈병보다 훨씬 치료가 어려운 병이었다.  골수이식 말고는 해법이 없었고 골수이식도 위험성이 아주 높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오히려 항암치료만으로도 완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초의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이 나온 후에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적기에 글리벡을 먹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건강한 생활도 할 수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는 아직도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거쳐야 하는 질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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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1, 2008 at 12:5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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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빠 선후관계는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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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onty Python and Holy Grail’의 첫 장면은 이렇다.  아더 왕이 시종 한 명과 함께 원탁의 기사를 모으러 여행을 다닌다.  왕 치고는 너무 초라한 행색이다.  말을 타는 흉내를 내지만 사실 말은 없다.  대신 시종이 코코넛 껍질 두 개를 두드려서 말발굽 소리를 낸다.  그렇게 한 성에 도착했다.  아더 왕이 성지기에게 주인과 말을 하고 싶다고 하자 성지기는 아더 왕의 시종이 들고 있는 코코넛을 지적하며 영국에는 코코넛이 나지 않는데 어디서 났냐고 묻는다.   아더 왕은 귀찮아 하지만 성지기는 호기심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코미디가 시작된다.

황우석 논문 조작을 밝혀내어 유명해졌다는 BRIC의 피카소님이 쓴 인간광우병이 발생하기 위한 전제조건들 이란 글이 있고, 이 글을 전폭지지하는 한겨레 블로그의 한정호님도 있고, 다 괜찮은 글들이다.  (내가 동의하거나 반대한다는 건 아니고)

이번 광우병 사건이 황우석 사태의 재현이라면, 황빠였고 심빠였던 딴지일보 총수는 이번 사건으로 3빠가 되는 것인가?  영예의 트리플 크라운을 수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인구 중에 상당수는 3빠인 것 같은데. 

하지만, 이번 광우병 사태는 광우병 발병 위험율이 높다는 데서 사건이 촉발된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광우병 발병율이 낮았다면 촛불문화제가 안 열렸을까?  나에겐 MB 정권 출범 전부터 슬슬 생기기 시작한 정권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폭발한 걸로 보이는데.  광우병 발병율이 낮았다면 다음 건수, 의보 민영화, 대운하 추진, 등으로 폭탄이 미뤄졌겠지. 

정확한 교차군 분석이 이루어지기 어려우니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지만, MB가 대통령이 되면 집값 오를 것이고 일자리 좀 생기고 그럴 것 같아서 MB를 찍어준 사람 중에 상당수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것 같다.  나는 그런 그룹의 사람들과는 입장이 다르다.  이렇게 말하면 촛불문화제 참가한 사람들과 심정적으로 지지한 사람들 중 다수는 나와 입장이 달라지게 된다.

이번 촛불문화제랑 민주주의의 진전을 논하는 것도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평가는 1년 후로 미루고.

이런 생각 해본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 적당히 집값 올리고, 대운하는 아니더라도 대규모 토건 사업 벌여서 일시적으로 취업률 높이고, 그랬다면 지지율이 좀 오를 것이다.  그런 후에 대운하나 한미 FTA 발효를 위한 작업을 했더라면?  조삼모사이긴 하지만 이러면 국민들의 저항이 좀 약하지 않았을까? 

MB는 미국이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면 FTA 비준 안될것 같다는 조바심에 빨리 FTA부터 처리하자고 방향을 잡은 모양인데, 이건 FTA 협상 전략의 부재고 미국과 한국이 어떤 카드를 들고 포카를 치고 있는지 미국은 잘 알고 있는데 한국만 잘 모르는 상황이다.  이것 때문에 전체적인 조삼모사의 그림이 틀어져버린 것이라고 보는 것도 가능한 시각이다.  전체적인 그림을 짜는 데에는 디테일에서 전문적이고 빡센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교훈이 여기서 다시 나온다. 어쨌든 이제 조삼모사로 갈 수 있는 방법은 MB에게 없다.

그건 글코, 나는 이미 미국에서 소고기 제법 먹었으니 이왕 버린 몸이다.  내가 먹을 수도 있는 소고기에 광우병 인자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수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에는 그닥 동의하지 않는다.  물귀신 작전이냐? 라고 묻는다면 ‘그렇든가 말든가’가 내 답변이고. 

남들이야 어찌 됐든 내 집값 오르고 나만 잘 살면 된다고 MB 찍었던 사람들이 내 입에 그리고 내 아이 입에 광우병 소고기 들어간다니까 들고 일어서 얄팍한 민심에는 그닥 동조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게 아니고 후퇴하고 있는 한국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일어선 것이라면 동의한다.  과연 답은 무엇인지?

아!  제일 처음에 ‘Monty Python and Holy Grail’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아직 우리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엄밀하게 따지는 데 아주 약하다는 걸 지적하고 싶어서였다.  우리는 아직도 한-미 쇠고기 의정서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런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에 가서 (재협상이 아닌)’추가협상’을 하고 왔다.  그럼 그 결과물로 나올 문서의 법적 성격은 무엇일까?  이미 이 블로그에서 의문을 제기한 것인데, 나는 아직도 답을 잘 모르겠다.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은 이제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렸나? 

이 이야기하다 보니까, 몇 달 전 라캉 논쟁에서 원전도 읽어보지 않고 요약문만 여기저기서 베껴와서 자기 마음대로 조물딱거리면서 주장을 펼치던 이가 생각난다. 

글고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는데,

성공한 CEO라서 국민들을 잘 먹고 잘 살게 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MB를 찍은 사람도 꽤 있는 걸로 아는데, 이런 사람들은 성공한 CEO 밑에서 빡세게 굴러봐야 한다.  아주 극소수의 (‘성공한’이 아닌) 훌륭한 CEO들이 자기도 성공하고 직원들도 성공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성공한 CEO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남을 희생시켜 왔다.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았나? 

Written by 잠수

June 20, 2008 at 6: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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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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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예전에 라캉 가지고 모 블로그에서 싸움 붙었을 때 소칼의 지적사기 논쟁 때 이름을 들어봤던 사람인 것 같다.  그 이후로는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오늘 우연히 어디선가 언급되길래 찾아보았다가 그 사람이 얼마 전에 죽었고 그의 추모 게시판 등이 만들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http://www.hadream.com/zb40pl3/zboard.php?id=skyang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했는데, 이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그렇게 대단했으면 자기 분야에 관한 책을 가지고 자기 생각을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질문을 나만 한 게 아니었다는데, 이에 대해 양신규는 조국이 전쟁에 휩싸이게 됐는데 테뉴어에 신경 쓰게 됐냐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에 감명 받았다는 사람도 다수.  나는 그닥 납득은 가지 않았다.

장하준이나 양신규나 국가주의 혹은 민족주의를 뼛속 깊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 아나키즘에 가까운 나는 그들과 마음을 터놓고 가까워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위의 저런 말도 납득이 잘 안 가는 것이지.  하지만 장하준이나 양신규 식의 국가주의/민족주의를 고민하지 않았을 때 현실적인 대안이 있느냐고 질문한다면 적당한 대답은 없기에, 그냥 차선으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볼 수는 있으리라 본다.  최소한 파쇼와는 거리가 있으니까.  게다가 신자유주의와 ‘사다리 걷어차기’ 이론 등이 맞부딪히면 생각을 분명하게 할 수 있기에 좋다.  하지만 아나키즘은 다른 모든 제도주의(Douglass C. North의 제도학파와는 다른 주의)에 반하는 것이라 대립구도가 불분명해져서 재미가 없다.

쭉 부정적으로 썼지만, 양신규의 글 중에는 좋은 게 많다.  소칼의 지적사기 논쟁 중에도 좋은 포인트들이 많고. 

양신규의 흔적을 이리저리 훑어보다 보니 안티조선일보 사이트 ‘우리모두’의 이름도 보이고는 한다.  나는 ‘우리모두’라는 사이트를 최근에야 알게 되었고, 거기 들어가서 글을 몇 개 읽어보긴 했으나 이내 인내심이 바닥 나서 떠나곤 했다.  자칭 진보적 좌파들끼리 모여서 딸딸이 치거나 아니면 서로 딸딸이를 쳐주거나 하는 사이트 정도로 보이는데, 조금 더 지나 보면 안 그런 이들도 있으려나 모르겠다.  조금 정상적인 사람도 그 사이트 오래 들락날락 거리면 글의 스타일이 망가질 것 같다. 

Written by 잠수

June 20, 2008 at 5: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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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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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의도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시간이 좀 남길래 서점에 들러 책을 샀다.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이다.  번역티가 풀풀 나는 책인데, 번역티가 난다 하여 직역을 해서 어색한 느낌이 바로 느껴지는 그런 번역티가 아니다.  영국 사람처럼 글쓰기를 한 책이란 게 티가 나고, 그건 아무리 번역을 해도 탈색되지 않는다.  이미 영국 사회에 녹아들어 살아간 지 꽤 되는 사람이니까 이해가 된다. 

장하준 교수의 강의를 한 번 들은 적이 있다.  그게 이미 10년전이다.  그때도 이미 캠브리지대학의 교수였다.

두 시간 짜리 강의였기에 장하준 교수의 관심 연구영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아주 짧게 축약된 포맷으로 전달하는 자리였다.  그때 받은 인상은 ‘brilliant’하다는 것과 자신이 말하는 것에 확신이 있는 사람.  그리고 촌스런 외모와는 다르게 세련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나쁜 사마리아인’을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읽은 내용으로 판단하여 말하자면 이 책은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다들 알만한 내용을 대중들을 위해 쉽게 써놓았고 아주 효과적으로 내용이 전달되게 썼다.  좋은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조작된 경제사를 믿으면서 세계화와 자유무역이 절대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경제사가 조작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부르짖는 사람은 덜 나쁘며 이들은 나쁜 사마리아인까지는 아니다.  동감한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게 책 후반부에 나오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으나) 경제학을 석사/박사까지 공부한 사람들 중에도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꽤 많다는 거다.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의 주제는 개발경제학과 관련된 문헌들을 읽어봐도 숱하게 나오는데도 말이다. 

지적재산권의 강력한 보호를 주장하는 선진국들은 21세기의 사다리 걷어차기의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 정책담당자의 과제는 2008년과 그 이후 우리나라는 사다리를 걷어차야 할 것인가? 아니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할 것인가?  어떤 사다리를 어떻게 걷어차고 어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것인가? 이런 문제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중에는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있고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읽고서 감전되어 세계화와 자유주의를 부르짖는 것이야 구제불능인데, 경제학을 대학원 과정까지 공부하고서도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 감화되는 사람은 최악의 사마리아인이라 해야 할 것이다.  either 머리가 나쁘거나 or 자기 최면 상태.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앨런 그린스펀을 마에스트로라고 칭송하며 그의 전기도 사서 읽을 것이다.  (난 지난 10년간의 미국 경제를 보았을 때, 정상적으로 의심할 두뇌가 있는 사람이라면 알랜 그린스펀과 관련된 음모론을 꽤나 설득력 있다고 볼 거라고 본다.)

Written by 잠수

June 20, 2008 at 4:5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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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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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프랑크푸르트에 잠시 들렀다.  11년만에 다시 찾는 프랑크푸르트인데, 예전의 기억에 Romer광장은 좀더 고풍스러웠던 것 같았고 박물관 거리는 좀 시끌벅적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었다.  아마도 11년 전에는 금요일에 프랑크푸르트를 돌아다녔고, 이번에는 목요일이라는 것이 차이점인 듯.  금요일에는 musee strasse에는 벼룩시장도 서고 장날 분위기인데, 목요일에는 조용하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다.

거리는 예전에 비해 많이 가다듬어진 느낌이다.  인공성이 더 강해진 느낌. 

Stadtel Museum에 가서 역시 관람을 하진 않고 bookstore에 가서 화보집을 샀다.  Stadtel Museum은 독일에서 손가락에 꼽는 미술관이라 하는데, 미술관의 masterpieces를 모아놓은 화보집의 내용이 너무 부실해서 그 책을 살 마음이 안 생겼다.  기념품으로 사는 거라면 미술관에서 소장하는 명작을 모아놓은 화보집이 제격이련만 차마 못 사겠더라.  그 대신 할인 판매하는 화보집 중에서 Edward Hopper, Max Beckmann, Hieronymus Bosch, August Macke, Ernst Ludwig Kirchner를 사 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소세지를 먹어야겠어서, 적당한 식당에서 소세지 모듬을 시켜서 먹었다.  너무 짰다.  너무 짜서 다 먹지 못했다.  좀 덜 짠 소세지는 머스타드 색깔에 가는 소세지였는데, 다음 번에는 그 소세지만 먹어야겠다.

Written by 잠수

June 19, 2008 at 2:1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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