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블로그

By 잠수

Archive for March 2009

최지룡 – 흥미로운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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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룡이 어떤 사람인지 꽤 궁금해 해왔는데 2007년에 한 인터뷰가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네.  생업에 바쁘다고 하는데, 생업이 뭔지는 인터뷰에는 나오지 않는다.  만화 그리는 게 생업일 것 같은데 최지룡의 그림체가 어떤 만화에 나오는지는 짐작이 잘 안 되니…

최지룡 만화는 반공/극우 만화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어떻게 보면 반공/극우를 까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해서 최지룡의 이데올로기는 어디에 서 있는 것인가 궁금했었다. 인터뷰를 보니 심플한 반공/극우네.  거기서부터 관심이 싹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결국 그렇다면 최지룡의 만화라는 것도 이렇게 꼬아놓은 게 아닐까 괜시리 한 번 비틀어 생각해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말하는 걸 보면 김용갑 정도의 극우 파시스트인데, 이런 정도의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있다 해서 나쁠 건 없지.  단,  아직 젊은 것 같은데 이렇게 철지난 이데올로기를 붙들고 무덤까지 갈 것 같은 사람이란 인상이 들어 안타깝다.  이제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 90세 혹은 100세까지 바라보는 시대인데, 최지룡은 아마 40~50년은 더 살 가능성이 있고 그런 긴 시간을 반공/민족/빨갱이 이런 프레임에 자기 머리를 딱 가둬놓고 살게 된다면 보는 사람이 답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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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4, 2009 at 4:5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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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종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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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좀”은 몇 달이 아니고 최소한 몇 년. 그러니까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이를 읽고 내가 당장 죽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하지 마시길. 그건 아마도 제2종의 오해일거야.

흔히들 하는 얘기지만, 진단 받았을 때 처음 든 생각이 ‘아, 이제 죽는구나’, 그 다음에 든 생각이 ‘공부 끝낸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죽나?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다행히 아직 죽지 않고 살고 있고, 글리벡이 워낙 잘 듣고 있으니 당분간은 죽을 걱정 없다. 근데 처음 진단 받았을 때처럼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고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요즘 조금 희석된 것 같아 마음을 다시 동여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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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3, 2009 at 11:41 am

기업가 정신과 냉소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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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가붕가 레코드를 아시나요?

‘장기하와 얼굴들’이 홍대 인디계를 넘어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금에는 붕가붕가 레이블을 아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소속사라고 할 수 있는 레이블이 붕가붕가이다. 붕가붕가 레이블의 사장은 27살의 노건혁씨. 스스로도 ‘홍대에서 유일한 립싱크하는 댄스밴드’라고 주장하는 ‘술탄 오브 디스코’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노건혁씨 같은 젊은이가 안철수씨가 한국 실패의 요람 돼야에서 말하는 起業家이다. 우리 사회는 노건혁씨와 그의 친구들(장기하와 얼굴들, 눈뜨고 코베인 등)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비젼을 찾을 수 있다. 대규모 토목공사에 대한 집착을 유지하면 할수록 ‘미래의 신성장동력’이란 구호는 코미디로 전락한다.

노건혁씨와 그의 친구들이 많이 배출되려면 안철수씨가 말한 바대로 실패를 안을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겁나서 창업 못하게 하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에서는 노건혁씨만큼이나 용감한 젊은이들만이 기업할 수 있다.

起業家 정신에 대한 사회의 시선도 긍정적이어야 한다. 스타투데이의 이현우 기자가 장기하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스스로 소비하는 인디’에서 보여준 시니컬한 태도는 젊은이들의 기업가 정신을 싹도 트지 못하게 짓밟으려는 악랄함이다. 적선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요즘 나오는 인디밴드들의 노래가 들을만한 것이 많아 시디를 사기도 하고 홍대 클럽에 가서 공연도 보곤 한다. CD가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음악 파일들에 밀려서 구시대의 매체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CD 한 장을 사는 행위를 음악을 구입한다는 의미보다는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한 지지의 표를 한 장 던진다는 의미로 생각하기 때문에 CD 구입을 꼭 하려 한다. 예전처럼 음악을 구매한다는 의미보다는 뮤지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온라인 뮤직 서비스도 있다 하던데… 그게 보편화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걸릴 듯 하고.

암튼, 중요한 건 잘 하는 사람, 잘 하려고 하는 사람을 북돋워주고 남의 노력을 공으로 빼앗아먹으려는 사람을 신랄하게 까주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

요즘 사무실에서 일은 딴 사람에게 넘기고 성과평가는 좋게 받아먹으려는 인간이 있어서 신랄하게 까주고 싶은데…

Written by 잠수

March 23, 2009 at 11:31 am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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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다.  10일 정도의 입원 기간 동안 다양한 검사를 압축적으로 실시하고 짧은 기간 내에 항암치료 및 글리벡 투여가 시작됐다.  이렇게 말하면 아주 급박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을 텐데…  사실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주치의가 회진 돌면서 레지던트와 속삭이듯 나눈 말들을 나는 들었거든.  그들은 내가 못 알아들으리라고 생각하고 말을 했겠지만, “near blast crisis“란 말을 분명히 들었다.  듣고도 모른 척 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상태는 세 가지 단계로 나눈다. 만성기(chronic phase), 가속기(accelerated phase), 급성기(blast crisis).  가속기가 되면 이미 상당히 치료가 힘들어지고, 급성기가 되면 거의 치료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 글리벡이 임상 적용된 이후 가속기와 급성기에서도 글리벡에 반응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  어찌 됐든, 나는 급성기에 가까이 갔었다.  이건 누나가 나중에 나에게 확인해준 것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나한테 말해줄 수 없었겠지.

내가 near blast crisis에 있다고 해서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다. 고통은 살아남은 자의 몫이다. 그게 가슴 아팠다. 살아남은 이들이 감당해야 할 슬픔을 어찌 위로해야 할지. 그 슬픔이란 게 어떤 이유의 것인지를 따지기에는 그 원인제공자로서 느끼는 책임이 너무 컸다.  그래서, 암이든 다른 어떤 원인으로 가족이나 배우자가 죽은 경우에 남은 이들이 짊어지는 슬픔에 대해 연민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우리는 계속 까먹고, 자꾸 기억을 왜곡하는 존재들이기에 그 슬픔도 언젠가는 희석될 것이니.   그때쯤 연락할게요.

Written by 잠수

March 14, 2009 at 7:0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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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3번째 앨범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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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에 배장은의 세번째 음반이 나왔다. 제목은 ‘Go’인데, ‘가자’라고 해석이 가능할 듯. ‘달이 차오른다 가자’는 아니고, ‘네번째 앨범으로 가자’도 아닌 듯 하고, ‘바둑’도 아니고, 심플하게 앞으로 가자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듯.

배장은씨는 1집 (The End and Everything After)와 2집(Mozart)을 내고 나서 ‘음악을 조금만 쉽게 하면 안 되겠니? (안 될까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말했던 일인.

음악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말은, 방송이 재미있고 유익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고, 소설이 잘 읽히면서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는 말과 유사하고,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 게이머가 커세어로 오버로드 사냥하면서 다크템플러로 드론 잡고, 천지스톰 뿌리면서 무난하게 아칸 두 부대 모으라는 것(소위 입스타)하고 비슷하다.

배장은은 3집 ‘GO’에서 재즈계의 입스타로 한발 더 다가선 듯 하다. 1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음), 2집에서는 모차르트의 편곡으로 듣기 쉬운 재즈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면, 3집에서는 1집과 2집의 경험을 버부려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느낌.

밤에 작업(여자꼬시기도 포함해서) 하면서 듣기에 좋은 음반이다.

Sony BMG에서 낸 거라 그런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1집, 2집에 비해서 녹음이 훨씬 잘 되었다.

한 가지 바란다면, 배장은 하면 생각나는 트레이드마크 같은 곡이 한 곡쯤 나왔으면 한다는 것이다. Miles Davis의 So What, Dave Brubeck의 Take Five, John Coltrane의 Giant Steps 같은 곡들. 아직은 그런 곡이 없는 것이 사실. 그건 작곡/편곡 능력이 바탕되어야겠지만. 그건 4집에서 기대해볼 수 있을까?

Written by 잠수

March 8, 2009 at 11:3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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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하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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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내가 결혼했다’를 빌려줬다.  내가 빌려달라고 한건 아니고, 자기가 읽어보니 재미있길래 나보고도 권해준 거였다.  음, 2년 전에 다른 사람이 추천한 소설인데 그 때 안 읽었다. 

지금 약 절반 정도 읽었는데,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간다.  걍 아내가 결혼하거나 말거나 관심없는데. 축구 얘기는 디립다 나오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이 왜 일케 안 가지?  내일 책 갖다주고 읽은 척 해야겠다.

Written by 잠수

March 1, 2009 at 3:1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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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빠 박윤배가 생각나는 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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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게시판을 조롱했던 박윤배가 사라진지 어언 몇달(?)이 지났다. 듀나게시판은 다시 예전의 가장된 평온함을 되찾는데…  듀나게시판의 평온함이란 소년탐정 김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에나 나옴직한 공모자들의 음험함 같은 게 깔려있어. 

근데, 요즘 들어서 듀나게시판보다 더 재미있게 들락거리는 사이트가 있는데,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선영이들의 커뮤니티 마이클럽이다.  single-handedly 듀나게시판을 제입해주시는 게시물들의 향연이란.   박윤배는 선영이빠로 복귀하라.

이 포스트의 제목은 뇌폭풍의 ‘첫사랑이 생각나는 이밤’에서 따온 거고, ‘첫사랑이 생각나는 이 밤’은 영화 ‘은하해방전선’의 엔딩에 쓰였다.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서영주가 직접 불렀었지.  뇌폭풍이란 이름은 별로 맘에 들진 않아.  사이비 종교 신도거나 snob 같잖아.

Written by 잠수

March 1, 2009 at 3:0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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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마누엘 마르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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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는 한국어하고 음가가 비슷해가지고 일기가 편하다.  걍 ‘후안 마누엘 마르께즈’라고 하면 된다.  ‘후으안 마누으에얼 마ㄹ르끄에즈’라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복싱 경기가 재미있을 경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 타입의 경기가 오늘 있었다.  한 선수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몰아붙이고, 다른 선수는 맞을 때 맞더라도 정확히 보고 받아친다.  

오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보여준 후안 ‘더 발전기’ 디아즈와 정확히 맞받아치는 후안 마누엘 마르께즈의 시합은 계속 두들겨 맞은 발전기는 결국 멈춘다라는 경기 끝나기 전에는 몰랐던 당연한 사실을 되새겨주면서 마르께즈의 빛나는 승리로 끝났다.   2009년의 경기들은 안토니오 ‘더 석고’ 마가리토와 슈거 셰인 모슬리 경기부터 시작해서 빅 다치니안의 타이틀 방어전, 글고 마르께즈의 경기까지 다들 재미있구만.  좀 있으면 윙키 라이트도 경기를 가지고.  기대가 큰걸.  주말이 넘 바쁘다.

Written by 잠수

March 1, 2009 at 2: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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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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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토 준지의 만화를 읽고 있다.  이토 준지는 스티븐 킹과 유사하게 상상력의 발원에서부터 시작해서 그 종착역까지 추구해보는 뇌의 탐구자이다.  그의 작품 중에 제대로 으슬으슬하게 하는 것이 ‘토미에’이다.  ‘토미에 Again’까지 나왔는데, 그 후속편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을 듯.  이미 나오고 있나?  토미에는 결코 죽지 않으니까.  ㅋㅋ

Written by 잠수

March 1, 2009 at 2:4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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