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에서 맞은 새해 – 2부

태백산

태백산에서 맞은 새해 – 1부 에서 이어짐.

태백에 도착한 이틀째인 2006년 1월 28일에 태백산에 올랐다. 이 날은 까치 설날이었다. 같이 간 사람의 일정 때문에 설날에는 아침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설날에 태백산을 오르지는 못했다.

태백산 초입에는 그저께 끝난 눈꽃 축제의 흔적들이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입구 광장에 눈조각들이 아직도 건재하게 서 있어서 사진 찍기 좋은 자리를 마련해줬다. 올해는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눈꽃 축제도 예년만 못하다고 한다. 게다가 날씨도 그다지 춥다는 느낌도 들지 않으니 기대했던 쌀쌀하고 하얀 태백산은 없었다.

산을 조금씩 올라가면서 보이는 계곡얼음들이 차라리 태백산의 관광 포인트였다. 태백산에는 지하에서 올라오는 물이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것 같은데, 이 물이 겨울이 되어 얼면서 멋진 자연 얼음조각을 만들어낸 것이다. 계곡물은 조금씩 내려와서 계속 얼음이 되어 쌓이니까 계곡을 채운 얼음의 양은 여름에 소나기가 왔을 때 흘러내리는 물의 양만큼이나 크다. 그 얼음이 계곡의 모양을 하고 얼어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사진관에 사진을 맡길 수가 없어서 사진은 나중에 올릴 수밖에 없다.

태백산은 가파른 곳은 별로 없는데 출발점의 고도가 높아서인지 쉽게 숨이 차왔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부터는 길에 눈이 쌓여있어서 같이 간 친구가 종종 미끄러졌다. 정상을 400미터 앞둔 지점에 사찰이 하나 있는데, 그 사찰에 지하수가 나오는 샘물이 있는데 그 샘물도 얼어서 길 위를 얼음포장하고 있었다. 그 절에서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경치도 빼어나다.

절에서 50미터를 가면 단종비각이 있다. 단종이 죽은 후 태백산의 산신령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오는 곳이다. 그런 비각에 자기 이름을 새겨놓은 등산객들은 뭔지. ㅡㅡ;;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400미터가 꽤 가파른 길이다. 눈이 굳어 있어서 약간 미끄럽기도 하다. 정상에 오르면 오른쪽에 ‘太白山’이라고 새겨진 비석이 보이고 중앙에는 하늘에 제사지내는 천제단이 있다.

원래 계획은 정상에서 궁중명차(TM)나 커피를 타먹는 것이었고 그를 위해 보온병에 따뜻한 물도 넣어갔는데, 정상에선 400미터 아래의 절보다 기온이 한참 낮은 것 같았고 바람도 세게 불어서 차 마시기를 포기하고 절에 내려 가서 커피를 만들어 먹었다.

내려오는 길은 역시 올라갈 때보다 미끄러지기 쉽다. 같이 간 친구는 엉덩방아를 두 번 제대로 찧었고, 사소하게 넘어진 걸 다 치면 10번 정도 넘어졌다.

태백산 입구에는 석탄박물관이 있는데, 이름이 주는 느낌처럼 석탄만 있을 줄 알았더니 여러 가지 다양한 암석과 광물 그리고 화석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70년대를 연상시키는 석탄산업의 역사를 보는 건 재미있었다. 구공탄과 19공탄 등 다양한 연탄과 연탄집개 등 지금은 사라져버린 다양한 옛것들이 나름 잘 보존되어 있다.

등산 후의 삼겹살 파티는 정말 나른한 포근함을 준다. 삼겹살 구워먹고 나서 잠시 텔레비젼을 보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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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태백산에서 맞은 새해 – 2부

  1. daighter says:

    정말 기분 좋게 잠 드신 듯합니다… 여름에도 산 위에 올라가면 서늘한데, 많이 추우셨을 듯…

  2. 천왕성 says:

    태백산에 지금은 눈이 많지 않은가봐요? 겨울 다 가기전에 눈꽃구경 한번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3. 지난 주말에는 눈이 많지 않았어요. 사진에 나오는 것 같은 눈밭은 없었죠. 오늘 내일 강원도에 눈이 온다고 하니까 이번 주에 가면 괜찮을 것 같군요.

  4. spyer007 says:

    설을 뜻깊게 보내셨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신년에 한번, 설에 한번 이 말을 해야 하는게 좀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말은 여러번 해도 좋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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