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헨드릭스 공연의 계약 사기 혐의 (1)

월요일 밤에 홍콩전문가 J누나가 전화해서 자기가 쓰지 못하는 공연 티켓이 두 장 생겼는데 나보고 가지 않겠느냐고 물어봤다. 나야 언제든 땡큐. 세종문화회관에서 3월 28일(화요일), 바로 어제 예정되어 있던 있던 바바라 헨드릭스의 공연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명해지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에 누가 유명하다 그러면 “그래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바바라 헨드릭스도 재즈계에서 유명하다는데 역시 이번에도 “그래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 서치도 안 해보고 공연을 갔다. 인터넷 서치 백 번 하는 것보다 공연 한 번 보는 게 뮤지션을 이해하는 데는 훨씬 낫다. 티켓은 액면가가 30만원으로 적혀진 VIP석이었다. 액면가는 30만원인데 어디에 가도 30만원으로 교환이 안 되며 심지어 10만원으로도 교환이 안 되는 티켓이다. 그 이유는 좀 있다가 이야기하기로 하고.

당일 오후까지 같이 갈 사람을 찾다가 실패하고 결국 혼자 갔다. 그 티켓은 매표소에서 좌석표로 바꾸어야 했는데, 표 바꿔주는 직원이 내 이름을 묻는다. 그 직원은 내 이름을 물어본 게 아니라 원래 그 표를 받은 사람의 이름을 물어본 것임은 대충 눈치로 알 수 있었기에 이름을 말해주지 않았다. 원래 표를 받은 사람의 이름을 알았지만 오래전에 까먹어서 기억이 안 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름을 대지 않으니까 자리도 썩 좋지는 않은 곳으로 받았다. VIP석이라 해서 자리가 좀 좋나 했더니 그건 절대 아니고 위치상 1층 C열로 1층에서 가운데 위치한 자리모음이었다.

자리를 배정받은 게 6시경으로 공연시작 1시간 30분 전이었다.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온 시간이 7시경이었다. 자리 배정을 받았을 때는 한산하던 홀이 7시경에는 북적북적했다. 나는 밖에 나가서 암표상들하고 이야기를 좀 나눠볼 생각을 했다. 내가 가진 표의 환가가 얼마인지 알아보고 가능하면 파는 것도 생각해봤다.

암표상하고 안 친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난 미국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러갈 때는 암표상을 애용했다. 포스트시즌을 제외하고는 항상 정가보다 싼 값에 표를 살 수 있었고, 예매하면서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고, 매표소에서 줄을 설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어떤 이벤트의 인기도를 파악하는 데 좋은 소스가 암표상들이다. 암표상들의 태도에 따라서 그 이벤트가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를 단박에 알 수 있다.

한 암표상에게 말을 걸어보니 10만원은 턱도 없이 비싼 가격이었다. 액면가 30만원짜리 VIP석 티켓이 암표상에게는 10만원으로도 팔 수 없는 티켓이었다. 이게 처음으로 얻은 정보.

두번째 암표상에게 물어보니 좀 기다려보란다. 이런 암표상은 즉석에서 거간 노릇을 하는 사람으로 구매자가 생기면 나한테서 표를 사서 구매자에게 넘겨주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이문을 남긴다. 조금 기다려봤는데 표를 사겠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럼 이 VIP티켓을 티켓창구에서 환불하면 얼마가 될까? 대답은 0원이다. 환불은 없다. 취소가 있을 뿐이다. 그게 티켓창구의 공식 답변이었다. 물론 그 티켓이 애시당초 돈주고 구입한 건 아니기 때문에 돈으로 바꿔달라 하기는 어려운 건 인정이 된다. 그 점에서 티켓창구에서 “환불”이 안 되는 건 충분히 이유가 있다.

하지만 티켓을 교환해서 발부받은 좌석표는 오리지날 티켓이 무엇이냐와 상관이 없으므로 암표상에게는 같은 가격 취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암표상들이 표를 팔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이 형성이 안되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 이유는 오늘자 신문기사를 보고서 밝혀졌다.

조선일보의 “내 공연은 북 인권과 관련없다“라는 기사를 보자

이날 공연에서는 주최측의 유·무료 초대권이 좌석 수보다 많이 발행되는 바람에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한 관객 300여명이 환불을 요청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그렇다. 공연 기획이 개판이었던 것이다. 내가 받은 무료 초대권도 많이 발행된 것들 중에 하나였다. 내가 혼자서 갔으면서도 내 가방이 쉴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두 장의 티켓을 모두 좌석표로 바꿔받았기 때문에 한 명의 유료관객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된 것이다.

공연을 돈을 주고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은 많았지만, 이미 돈을 지불하고도 좌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암표시장 자체가 형성이 안 된 것이다. 쩝. 이런 개판이. 하지만 찬란한 공연기획의 하이라이트는 공연이 시작된 후에 보여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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