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열 – 일가를 이룬다는 것

어제 오후 2시 40분경 전화가 왔다. 내가 바바라 헨드릭스 공연에 초청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오지 못했던 이가 이번에는 자신이 돕고 있는 공연에 나를 초대했다. 신사동 떼아뜨로 삐우에서 하는 추가열 콘서트였다.

행렬을 다루는 선형대수학에서만이 아니라 노래판에도 추가열이 있단 말인가? 초대해준 이는 추가열이 아주 잘한다며 칭찬했다. 나는 웹서치는 하지 않고 그냥 가서 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간단하게 옷을 차려입고 갔다.

객석이 100여석 되는 소극장이었다. 나는 뒷자리를 부탁했다. 돈 내고 온 관객들이 앞에 앉아야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극장은 아담한 크기여서 공연자와 관객들이 친밀한 교감을 하기에 좋았다.

공연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뮤직 비디오를 보니 20대 초반의 미소년 타입 가수일 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20대 초반의 미소년이 통기타 가수라고? 이런 의문을 가지고 공연을 기다렸다. 막상 무대 뒤에서 걸어나온 두 사람은 광대스럽다고 할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이는 분명 30대는 넘었고 40대가 가까워가는 이들이었다. 뮤직 비디오는 “뮤직 + 비디오”였던 것이다.

첫 곡을 들었을 때 받은 인상은 “보통이 아니구나”였다. 노래의 쟝르로 말하자면 트로트가 좀 섞인 발라드 포크 정도로 말할 수 있는데, 이렇게 복잡한 쟝르만큼이나 그의 창법 역시 여러 가지가 섞인 짬뽕 창법이었다. 그가 복잡한 창법을 가진 배경은 무대에서 그가 이야기해준 인생 편력으로 설명이 될 법하다.

짬뽕 창법이라 하여 그의 창법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오랜 세월 언더에서 노래해 오면서 각종 창법에서 자신에게 맞는 걸 소화해서 짬봉 국물 조리법에 포함시켜온 추가열의 음악 인생이 그의 창법에 녹아 있었다. 지나친 기교를 부리지도 않으면서 또한 적당한 기교를 집어넣으며 듣는 사람이 편안하도록 해주는 게 그의 장점이었다.

노래를 한참 듣다 보니 그의 목소리가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노래 “빨간 구두 아가씨”를 찾아서 들어보다가 남일해씨의 버전과 함께 추가열이 부른 버젼도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도 역시 특이한 창법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음 주 화, 수, 목, 금에도 공연이 있다 하는데 추천할 만한 공연이다. 공연비는 50,000원으로 만만치는 않은 듯 하나… 초대해준 이가 다시 초대해줄 수 있을지는 확인해 봐야 할 듯.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데, 공연의 시작에 누군가가 나와서 시를 읽었는데 낯이 익은 사람이라 또 기억을 더듬어 보니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인터넷을 통해 다시 연결된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시 읽어주는 여자 성은경”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친구다. 공연이 끝나서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 받고 덤으로 추가열씨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친구야 반갑다!” 이런 말을 하기엔 동창친구임이 너무 분명하지 않은가? ㅡㅡ;

7 thoughts on “추가열 – 일가를 이룬다는 것

  1. “행렬을 다루는 선형대수학에서만이 아니라 노래판에도 추가열이 있단 말인가?” 간만에 형 블로그에서 찾은 유머라고 적으려고 했는데, 짤렸네요. 코멘트를 수정하거나 삭제하는게 안되나봐요. 추가열이라면 예전에 “나같은건 없는 건가요”란 노래가 기억나는데..

  2. 이카루스 says:

    실력이 탄탄해서…관객의 열이 자꾸 추가된다는 의미일까요? … 추가열

    (오랜만에 조크를 하셨다길래 저도 조크로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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