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탄트라 체험기 (1)

2월초쯤에 탄트라라는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MMORPG)를 시작했다. 그냥 호기심에서였다. 이아고님이 탄트라 폐인이라길래 그렇게 폐인이 될만한 게임인지 궁금했다. 그렇게 게임을 시작한 지 2달 정도가 지났다.

올해 들어서 그라나도 에스파타, 선, 제라, 시티 오프 히어로 등의 새로운 MMORPG가 네 개나 쏟아져 나오면서 2005년까지 잘 나가던 게임들이 사그러들어가는 분위기다. 2005년까지 잘 나간 적이 한 번도 없는 탄트라는 그 이름을 아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것 같다.

탄트라는 한빛소프트가 만든 “실패한 명작”, “뜨지도 못하고 지는 게임”, “공짜니까 하는 게임”, “언제 시장에서 빠지나?” 등 여러 방식으로 묘사되고 있다. 내가 이 게임에 발을 들여놓은 데 주저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공짜이기 때문이다.

MMORPG라 하면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 정도는 대략 한두 가지씩 해보면서 어떤 건지 아는데, 30대를 넘어가면 잘 모르더라. 친구들 모임에 가서 게임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스타크래프트 정도를 알 뿐 그 이후의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보통 MMORPG의 동의어로 쓰이는 “온라인 게임”이란 범주에 스타크래프트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잘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 “온라인 게임”이 꼭 MMORPG와 동의어가 되어야 할 의미론적 당위성은 없지만 사람들이 다 그렇게 쓰니까 요즘은 온라인 게임이 MMORPG만을 한정지어서 얘기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온라인 게임이 뭔지 모르는 친구들에게 MMORPG를 설명할 때 리니지를 이야기해주면 사람들은 다 이해를 한다. 아니,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나오는 질문이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에도 수많은 유저가 동시에 접속해서 게임하니까 그것도 온라인 게임 아니냐?” 이러면 온라인 게임과 스타크래프트의 차이점을 이야기해줘야 한다.

이런 현상은 스타크래프트가 국민 게임으로 전국을 휩쓸고 난 후에 갑작스럽게 게임업계의 판도가 전환되면서 생긴 것 같다. 20대 후반 정도에 스타를 즐기다가 30대를 넘어버린 세대들이 새 게임을 하지 않는 동안에 그 자리를 온라인 게임들이 메꿔버리고 이 새로운 게임들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을 공략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는 이제 직접 즐기는 게임이 아닌 프로게이머들의 게임을 관람하는 관람 스포츠가 되어버렸다.

나 역시 스타를 조금 하다가 게임에서 멀어져서 몇 년을 보낸 세대에 속한다. 그러했기에 탄트라를 하는 건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게임 자체에 문외한은 아니다. 내 나이 또래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겠지만, 갤러그 등의 아케이드 게임에서 게임을 처음 접하게 되고 그 이후 중고등학생 때 오락실을 들락날락하며 이 게임 저 게임을 접하다가 애플 컴퓨터나 Z80 CPU기반의 국산 컴퓨터 혹은 MSX 등의 컴퓨터로 RPG나 혹은 아케이드 게임을 즐겼고, 고3이 되면서 입시준비로 게임을 멀리하다가 대학 들어가서는 데모 하거나, 술 퍼마시거나, 연애 하거나, 혹은 공부를 하느라 게임을 잠시 멀리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컴퓨터의 발전이란 또 눈부신 것이어서 이전의 8비트 컴퓨터는 사양되고 인텔의 8086 CPU가 주도권을 장악하자 MS-DOS 기반의 소코반 등의 여러 가지 게임을 하다가 80286, 80386으로 컴퓨터가 좋아지면서 페르시아 왕자 등의 향상된 그래픽의 게임들을 했다. 그리고 또 얼마간 게임을 하지 않다가 다시 게임으로 돌아와 보면 새로운 게임들이 불법복제되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의 게임 경력이란 결국 게임을 했다가 안 했다가의 반복이었고 그렇게 잠시 쉬는 동안 게임들은 많은 변화를 했고 새롭게 게임을 하게 되면 그동안 변해버린 게임들에 적응을 하며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경험했다.

(계속)

2 thoughts on “나의 탄트라 체험기 (1)

  1. 술먹자 says:

    그래요..
    저도 스타는 즐겨 보는 프로중에 하나 입니다.
    단막극이니까.
    혹은 승부잖아요..헤헤
    메이저리그 선전 나올때 많이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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