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예약을 하는 것에 대해

2007년 첫날 단상에서

여자가 나에게 지금 직장에 오래 있을 거냐고 물을 경우 그 질문은, 우선 지금 직장에 만족하느냐의 질문일 수 있고, 단기적으로 이 직장에서의 꿀과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를 묻는 것일 수도 있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가 handy하게 데이트할 수 있는 상황에 있을 것인가 또는 결혼을 했을 때 주말부부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등등의 질문이 될 것이다. (여자들이 이런 거까지 생각한다는 거 안다. 관계를 발전시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정말 캐쥬얼하게 만나는 경우라도 여자들은 이런 것까지 꼼꼼히 체크하더라. 어떤 여성의 증언도 확보했음)

이렇게 말한 거는 다 이유가 있다.

여차저차하게 알게 된 여자를 처음 만나게 될 때, (이렇게 말하면 이미 “여차저차”란 게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거라는 게 너무 명백해지나?) 대부분의 경우는 그 여자랑 연애를 시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났다. 가을 털갈이를 하는 동물의 가는 털(추호, 秋毫)만큼도 그런 생각을 안했다고 말한다면 거짓이겠지만, 나는 대부분 아무런 줄이 붙어 있지 않은(no strings attached) 상태로 그런 사람들을 만났다. 그랬기 때문에, 약속 장소를 “대충” 잡아서 만났다. “대충”이라 하면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약 6시30분 정도에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다든가 하는 것인데, 식당을 예약 안 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싼 식당으로 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좀 연애의 감정을 가져보려고 여자를 만나려고 할 때는 당연히 좋은 식당을 예약하는 등 신경을 쓴다. 내가 맘에 두고 있는 여자를 만나려고 할 때 좋은 식당을 예약하고 신경을 쓴다는 걸 위의 “대충” 만난 여자들에게 이야기해주면 그들은 대부분 몹시 서운해 했다. 과거 처음 만날 때 기대치의 차이가 있었다는 게 뒤늦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런데, 그 “대충” 만난 여자들이 나한테 심각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지도 않다. 그들은 다만 내가 만남에 대비해 충분한 준비를 하는 등의 “정성”을 쏟지 않았다는 것에 서운해 하는 것일 뿐이었다.

이에 대해 한 여성이 나에게 풀이를 해주었다.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남자의 flirtation을 받는 입장이고, 더 많은 남자에게서 flirtation을 받는 것이 마치 영예의 훈장과 같은 것인데다가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대충” 만날 남자라 할지라도 그 남자가 정성을 들인다는 걸 알게 되는 걸 좋아한다.

뭐 대충 그런 얘기. ^^

Powered by Zoundry

3 thoughts on “식당 예약을 하는 것에 대해

  1. 님의 해석이나 풀이해주신 여자분이나 뭔가 괴리가 느껴집니다.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대충녀’ 의 입장에서는, 님이 대충녀조차 님의 이성인 ‘여성의 범주에 넣은 중에’ 그 하위 범주인 대충녀로 넣어서 섭섭, 서운하여야 하지, 님의 연애감정이나 비연애감정과 대충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고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여야 마땅한 일인데, 그 대충녀가 님이 남성동료들에게 대하는 것처럼 대충 대했다고 하여 서운할 수가 있을까 합니다.

Leave a Reply

Please log in using one of these methods to post your comment: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