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첫날 단상

1. 2006년에 일어났던 많은 일들을 언급할 때 “올해” 어찌어찌 했던 일이라 하지 않고, “작년에” 어찌어찌 했던 일이라고 부르기 시작하고 있다.

2. 나보다 3살 많은 선배를 몇달 전에 만나서 얘기했는데, 그 선배는 37살 때 결혼을 했다 한다. 그 선배는 37살이 되니까 긴장이 되더라고 했다. 그래서 서둘러서 결혼을 했다고 한다. 36살과 37살은 1살 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36살은 30대 중반이라 할 수 있고 37살은 30대 후반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나름 차이가 크다. 혼자 사는 생활을 길게 연장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스스로 정리를 해봐야할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선배가 말한 긴장된다는 게 아닐까 싶다.

3. 새 직장에서 일한지 4달이 지났으니 이제 나도 팀 내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내가 들어온 후에 팀에 들어온 사람이 이미 2명이나 되고, 좀 있으면 한 명이 나가고 그 대신으로 한 명이 들어오니까 팀 내에서 나도 완전 신규의 위치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 위치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하겠다. 내 직장이 아닌 다른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을 일 또는 일과 관계없이 만나면 받는 질문이 지금 직장에 오래 다닐 거냐는 것이다. 인생의 흐름이 내 의지와 상관없는 병으로 인해 한 번 큰 선회를 한 후에는 내가 내 인생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건방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은 세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뭐 모르겠다. 지금은 어딘가로 옮길 생각이 없고, 상당 기간 있을 생각이다. 하지만, 여자의 입장에서 (심각하든 심각하지 않든) 나를 만나는 (사귄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도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닌 것으로 만나는 경우) 여자들의 경우는 내가 대전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꽤 신경쓰는 것 같다. 물론 여자들은 100에 99은 대전으로 옮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나를 만나는 (사귄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도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닌 것으로 만나는 경우) 여자가 나에게 지금 직장에 오래 있을 거냐고 물을 경우 그 질문은, 우선 지금 직장에 만족하느냐의 질문일 수 있고, 단기적으로 이 직장에서의 꿀과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를 묻는 것일 수도 있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가 handy하게 데이트할 수 있는 상황에 있을 것인가 또는 결혼을 했을 때 주말부부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등등의 질문이 될 것이다. (여자들이 이런 거까지 생각한다는 거 안다. 관계를 발전시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정말 캐쥬얼하게 만나는 경우라도 여자들은 이런 것까지 꼼꼼히 체크하더라. 어떤 여성의 증언도 확보했음)

4. 라디오를 좋아하고 있다. National Public Radio (NPR)을 미국에서 자주 들었는데, 한국에 와서는 좀체 들을 기회가 없는데 이제는 집에 있을 때는 컴퓨터로 NPR을 들으면서 뭔가를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라디오를 들으면 쇼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 엄청 많은 일들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스스로 긴장을 하게 된다. 나도 열심히 해야지 하는 자극이 된다는 것이 좋다. 게다가 항상 귀를 귀울이지 않더라도 가끔씩 듣는 내용이 최근의 이슈들을 알게 해주기 때문에 유익하다. 물론 Prairie Home Companion 같은 High Quality Show들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5. 그림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이건 실행이 될지 큰 자신이 없지만, for the record, 써놓고 보자. “About 잠수”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유에 “여자를 꼬시기 위해서”라고 쓴 건 농담이기도 했지만 완전 사실과 다른 것은 아니다. 예술가들이 연인들을 모델로 그림을 그린 경우가 많다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것 같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의 모습이 머리 속에 계속 떠오르게 된다. 그림을 그리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주로 그리게 되는 게 당연한 것이고, 그 이미지가 연인의 이미지라면 연인을 그리게 되겠지. 그렇다면, 1. 그림을 그리려면 연인이 있어야 한다. 2. 연인을 만들려면 그림을 그려서 바쳐야 한다.(내 경우 딴 거 할 게 없기 때문에). 이게 무한루프가 된다. 여기서 루프를 잘라내고 일방향의 논리적인 흐름을 만들자면 연인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을 정하고 그림을 그려서 바치는 … ㅡㅡ;; 암튼, 이건 너무너무 shaky idea라서 이쯤에서 줄이자.

6. 스스로를 자세히 관찰하는 한 해가 되자. 이렇게 쓰면 초등학생 새해 결심 같아 보이는데, 내가 이 화두를 올려놓은 건 내 마음 한구석에 아직 성숙하지 못한 초등학생 한 명이 자라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 사람의 컴플렉스를 이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컴플렉스가 있고 그 컴플렉스가 오래된 것일수록 해소하기가 어렵다. 혹자는 내가 컴플렉스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나 역시 컴플렉스가 몇 가지 있다. 어떤 건 이제 거의 극복했다 할 정도로 크게 신경을 안 쓰게 되었지만, 어떤 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아니, 어떤 건 내가 해소할 노력을 안 하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이다. 그 노력을 할 마음을 먹는 게 정말 힘든 것 같다. 나를 잘 관찰하면 그런 노력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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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oughts on “2007년 첫날 단상

  1. daighter says:

    NPR를 미국에서 들으면 로컬판도 있는 듯한데 컴으로 들으면 전국판인가요, 아니면 남가주, 뉴욕주 뭐 이렇게 선택하나요? 뜬금없는 호기심입니다… -_-

  2. 전국판 아닐까요? 별로 신경을 안 써서. ^^ 뉴스 같은 거 말고는 다들 전국판을 로컬에서 중계해주는 걸로 아는데요.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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