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조 대통령

언론계에 있는 사람은 곤조라고 하면 곤조 저널리즘(gonzo journalism)을 먼저 떠올리겠지.

경상도 출신들이 ‘곤조’라는 말을 들으면 ‘영감탱이가 곤조 부린다’는 문장을 연상할 거 같다. 엠파스 사전에는 ‘곤조’가 안 나오네. ‘곤조’는 ‘똥고집’하고 비슷한 거고, ‘반골기질’하고도 유사하다. 영감탱이가 곤조를 부리는 경우는, 누가 봐도 영감탱이가 틀렸는데 영감탱이가 고집을 부리면서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경상도 출신이라서 그러는 건 아니다. 전라도 출신이라도 곤조를 부릴 수 있으니. 황우석 사건 때도 노대통령은 제대로 상황을 정리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감전됐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사기당한 거였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대통령은 기어이 자기가 옳았다고 고집을 부렸다. 대통령은 아마 지금도 황우석에 대해서 자기가 옳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얼마 전 MBC 피디수첩에 주어질 예정이었던 상을 청와대에서 취소시켜버린 걸 보면 말이다.

FTA에 대한 대통령의 믿음의 수준도 곤조 이상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비판이 전혀 먹히질 않는다. 곤조부리기 스킬도 수준급이다. 비판을 하는 사람들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비판’했을 거라고 조롱하기까지 한다.

대통령은 은퇴하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남의 뒤 캐기 좋아하는 피디와 기자들 때문에 생명공학을 통한 과학입국의 꿈은 좌절됐지만, 경제 체질 강화를 위한 선진국 진입의 기초를 FTA를 통해 쌓았던 것이 내 임기 중 최대 업적이다.”

이제 그 사람을 ‘곤조 대통령’이라고 부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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