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3000, 혹은 30,000

구름에 달가듯 블로그에 영화 300에 대한 펌글이 있어서 거기에 대해 내 글을 약간 쯔끄려 본다.

1. 헐리우드 그래픽은 재활용

나만 느끼는 건 아닐 터. 이아고님과 ‘300’을 같이 보고 나오다가 한 대화의 내용이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가 거의 매년 연말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다. 그때 영화를 보면 희한하게도 유사한 괴물들이 나온다. 특히나 얼굴이 문드러지고, 어깨가 넓으며 팔이 길고, 다리는 비교적 짧은 괴물은 ‘해리 포터’에 나오고, ‘반지의 제왕’에도 나오며 심지어 최근 영화 ‘스파이더맨 3’에도 나온다. 스파이더맨3에서는 모래 괴물로 나와서 그 재질(texture)가 다르지만 골격은 유사하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면서 ‘300’에 나오는 괴물들도 있다. 거대 코끼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수천 개의 화살이 하늘을 뒤덮는 장면은 ‘반지의 제왕’이래 고대 전쟁을 그린 영화에서는 벌써 클리셰가 되어버린 듯 하다.

스파르타가 보리 농사를 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왜 하필 레오니다스가 그의 아내에게 작별을 고하는 장소가 ‘글레디에이터’가 죽기 전에 회상하는 보리밭이어야만 했지?

2. 미국 육군 solicitation 선전용 영화

‘300’에서 레오니다스가 외치는 말 ‘No Retreat! No Surrender!’

이거는 미국 텔레비젼에서 육군 병사 모집할 때 쓰는 구호라고 이아고님이 증언해주셨다. 텔레비젼 광고에서도 상당히 폼 나게 그림들을 만들어서 보여주는데, ‘300’에서 보여주는 멋진 격투장면들은 어린 남자애들을 꼬시기에는 적절한 듯. 게다가 미국은 지금 이란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지 않나? 페르시아는 과거의 이란이고. 한 가지 다른 점은 이란의 전력을 300으로 놓는다면 미국의 전력은 1000만 정도 된다는 점.

‘Freedom’이란 말은 미국이 전쟁 나갈 때면 언제나 자국 군대의 병사들을 세뇌시킬 때 쓰는 말이었지. 자기들은 자유를 지키는 군대라는 공작.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일 때도 이란 국민들에게 자유를 찾아주기 위해서라고 선전을 하겠지.

3. ‘300’의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의 다른 작품인 ‘신시티’를 보면 남성 캐릭터들이 모두 마초이다. 그래서 ‘300’의 캐릭터들이 마초라는 건 전혀 새롭지 않았다. 그저 자연스러웠을 뿐이다. 다만 그들이 국가주의자이기까지 한 건 보기 껄끄러웠다. 마초 국가주의자들 하면 생각 나는 건 한나라당 아닌가? 우리나라 국회의원수가 298명이니까…. 머 대략 비슷하네.

4 thoughts on “300, 3000, 혹은 30,000

  1. 백발마녀 says:

    스파이더맨3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괴물들은 고대신화속에 나오던 괴물들입니다. 그런 이유로 유사괴물들이 나오는 것이죠.

  2. 저는 ‘괴물’을 재활용한 걸 말한 게 아니고, ‘그래픽’을 재활용한 걸 말했던 겁니다.

    스파이더맨3를 보시면 그 모래괴물이 해리포터의 괴물과 다른 거라고 말씀하시겠죠. 모래괴물은 스파이더맨 만화에서 만들어진 것이니까. 하지만 그래픽을 보면 재활용이라는 거죠.

  3. daighter says:

    아 재미있습니다. 단순한 리뷰가 아니라 문화연구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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