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하기 서울역에 그지 없는 블로거들

트랙백이란 기능은 MovableType, LiveJournal 등 유수한 블로깅 플랫폼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Six Apart가 처음 만든 프로토콜이라고 알고 있다.  이후 많은 블로깅 플랫폼들이 트랙백을 도입해서 요즘은 웬만한 블로깅 플랫폼들은 트랙백을 제공한다.  이글을 쓰는 wordpress도 역시 트랙백을 제공한다.  웬일인지 미국 1위의 블로깅 플랫폼인 Blogger.com에서는 트랙백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트랙백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스팸 필터링이 잘 안 된다.  WordPress는 Akismet spam filter라는 아주 뛰어난 스팸 필터를 제공한다.  걸러내는 스팸을 보면 댓글 스팸은 99%의 정확도로 스팸을 걸러내는데, 트랙백 스팸은 정확도가 약간 떨어지는 듯 하다. 

요즘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트랙백 때문에 싸우는 사람들이 꽤 된다.  ‘블로깅 예절’이란 말이 막 돌아다니면서 쌈거리를 만들던 때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요즘은 ‘트랙백 예절’이란 말이 돌아다닌다. 

‘블로깅 예절’이란 게 블로거(이 말은 요즘 ‘국민들’이란 말하고 비슷한 거 같은데)들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확산되는 게 아니고, 소수의 까칠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예절을 요구하면서 그게 약간씩 확산되는 것 같다. 

예절이란 거, 양쪽이 양해가 이뤄져서 서로 지켜주면 좋지. 

그게 아니고, “난 원래 까칠한 사람이고 네가 그렇게 행동하는 건 기분 나빠서 참아줄 수가 없어.  그러니까 이제부터 ‘트랙백 예절’이란 걸 내가 만들테니 너는 ‘트랙백 예절’에 맞추어 트랙백을 남겨주길 바래.  만약 ‘트랙백 예절’에 맞지 않게 트랙백을 남긴다면 나는 기분 나빠할테고 너의 트랙백을 지워버리고 저주의 포스트를 올리겠어.’라고 한다면 그게 무슨 예절인가?  어리광이지. 

그러니까, 소위 ‘트랙백 예절’이 있다.  “트랙백을 날리는 블로거는 포스트에 트랙백 대상이 된 글의 링크를 날려야 한다”  (아, 이건 universal law가 아니기 때문에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됨.  애초에 Six Apart에서 만든 초기의 트랙백은 받는 쪽에만 기록이 남고 보내는 쪽에는 기록이 남지 않는다.  보내는 쪽은 읽는 사람이 관련 글로 찾아갈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포스트에 링크를 넣었을 뿐이지, 이건 권장되는 것도 아니고 순전한 자유였다.  이건 Six Apart가 단방향 트랙백에 대한 schema 차원에서의 철학 때문이었는데, 요즘은 단방향을 고집하지는 않는듯.)

어떤 블로거가 위의 ‘트랙백 예절’을 요구하는 블로그에 트랙백을 날렸는데, 포스트에 대상 글에 대한 링크를 안 남겼고 이게 쌈으로 번졌다.  당사자들은 밤새 싸웠나 보다.  댓글로 실시간 쌈을 하는 거 보신 적이 있는지?  그거 꽤 재미있는데, 난 그 현장은 목격 못했다.

지들끼리 그렇게 싸운다니까 구경하는 사람은 불구경 난 거 보듯이 잼있게 봐주면 그만이지.  근데 ‘트랙백 예절’을 요구하는 블로거들은 사실 조그마한 것에 삐져갖고 화를 내고 싶은데 너무 사소한 걸로 삐지는 자기 모습이 부끄러워 소위 “예절”이란 거창한 단어를 가지고 장난을 친다.   우리나라에서 예절 따지는 영감탱이들 역시 비슷하지 않나?  젊은이들이 말 한 마디 맘에 안 들게 하면 삐져 가지고 ‘예의가 땅에 떨어졌다’느니 지롤을 떨고 하는 거랑 큰 차이가 없는 거다. 

‘트랙백 예절’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솔직하고도 쪼잔한 감정은 이거다.  자기 글에 트랙백이 오면 자기 블로그에 온 사람들이 트랙백을 타고 트랙백을 남긴 사람 블로그에 가게 되어 그쪽 블로그에 트래픽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그 반대는 안 된다.  그 반대가 되려면 트랙백을 쏜 사람이 포스트에 대상 글의 링크를 남겨야 된다.  결국 트랙백 땜에 남의 블로그 트래픽만 늘고 자기 블로그 트래픽은 안 느니까 삐지는 거다. 

요렇게 속좁은 사람들이 유독 한국어 블로거들 중에 많다는 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4 thoughts on “까칠하기 서울역에 그지 없는 블로거들

  1. 커멘트를 하는 것이 자기에게 말을 거는 것인양 자기 블로그를 자신과 동일시하는데서 생기는 문제인 것 같아요. 처음 트랙백을 보고는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런 거구나 하면서 서로에게 핑쏴보고. 쏴주기만 해도 고마웠었는데. 이젠 쐈다고 뭐라하는군요.

  2. Jacopast/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남들의 댓글이나 트랙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블로거들을 보면 참 의아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Daighter/ 책에는 안 나오는 내용입니다. :p

  3. tnym says:

    귀하가 “일개 뉴질랜드 변호사”라는 표현을 접하고서 그 글쓴이더러 “오랜 사법시험 준비 과정으로 인해 성격이 비뚤어졌다”는둥, “오만과 컴플렉스가 뭉쳐졌다는”둥, “인간을 이해하지 않고 법만을 들이댄다는”둥 한 것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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