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결혼이란 건 남자나 여자가 마음이 변하거나 혹은 다른 이성의 페로몬에 더 혹해서 다른 이성과 elope하는 상황을 사회제도로 막아놓은 것이다.  그 제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사회구성원들은 서로에게 결혼을 권유한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총각 동료가 자기 마누라랑 자고 돌아다닐 거라는 정도의 상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게 구체적으로까지 상상한 것을 일반화된 ‘결혼권유주의’로 발전시키려면 상당한 사유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그 총각 동료에게 결혼을 권유하는 이유가 자기 마누라랑 바람피는 걸 방지하기 위함은 아니다.  일반화된 ‘결혼권유주의’로부터 구체적으로 자기가 아는 사람들이 바람피는 상황을 상상하는 것도 상당한 사유과정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결혼권유자(이거 이름 괜찮네)들은 습관적으로 결혼을 권유한다.   그게 습관으로 굳어지기 전에는 여러 가지 생각의 갈래들을 탔겠지만 그들에게 결혼을 절대선이다.   그게 절대선인 이유 중에 하나가 난교와 난혼 예방이다.  사회의 엔트로피가 높아지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결혼권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두 쌍의 부부가 있을 때는 엔트로피가 0이라고 하자. (기준점을 잡는다는 의미에서)  남편 A가 아내 B와 자고, 남편 B가 아내 A가 자게 되면 엔트로피가 100으로 늘어난다. (100은 엄밀하게 계산한 것은 아님)  결혼권유자들은 이렇게 엔트로피가 높아진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을 위해 마련된 영화의 결론은 …

스포일러 주의 (여담으로, 디워에 스포일러라 할 만한 스토리가 뭐가 있나?  디워의 스포일러 논란은 디워를 둘러싼 또 하나의 코메디였다.)

남편 B가 아내 A와 결혼하고 남편 A가 아내 B와 결혼하면 네 사람 사이의 엔트로피는 다시 예전의 0으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결혼권유자들은 안심한다.

이 영화가 아주 사실스럽게 네 사람의 로맨스를 (네가 해도 로맨스라고 인정) 그리면서 역시나 엔트로피가 0으로 회복되는 지점을 영화의 결말로 잡은 것은 결혼권유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결혼권유자든 아니든 그런 결말이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결말이기 때문이다. 

바람을 피거나 이혼/재혼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처음에 제대로 된 사랑을 못 만났기 때문이고, 인연을 만나면 이혼/재혼을 하면서 그 인연과 결혼을 함으로써 제대로 된 사랑을 하게 될거라는 믿음이 아직은 만연해 있다는 것을 영화 만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리고 바람을 피는 사람이든 이혼/재혼을 하는 사람이든 결국 결혼권유자들만큼이나 엔트로피 0인 안정을 희구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 사랑이란 동물들이 짝짓기를 하기 위해 이성을 선택할 때 특정 개체를 선택하는 행위와 본질상 다를 바 없는 호르몬의 작용이며 우성 선택의 과정이다.   그걸 알 수 없는 신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라고 생각하는 건 영화 티켓 한 장 더 팔고, 초콜렛 한 박스 더 팔고, 사탕 한 박스 더 팔고, 덤으로 예쁘장한 카드 한 장 더 팔기 위한 마케팅에 낚인 것일 뿐이다.  그래서 호모 에로티쿠스로서의 자신을 아는 게 필요한 거다.  영원한 사랑?  후풋!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하려는 걸 0으로 붙들어두려고 하면 어느 순간에는 엔진이 폭발한다.

한채영과 엄정화의 베드신이 나온다길래 보러 간 건 아니었다.  영화를 보다보니 그게 나오던데.  여자의 몸이란 건 벗기 전의 모습이 더 유혹적이다.  벗고 나면 별 거 없다.   그래서 너무 보여주는 엄정화보다는 잘 안 보여주는 한채영이 더 유혹적이었다. 

11 thoughts on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1. 프링글스 says:

    혹시 40대 ‘엄정화’가 벗어서 상대적으로 젊은 한채영이 유혹적이었던 아니였나요? ㅋㅋㅋㅋ

  2. 솔직히 엄정화 몸도 좋았습니다. 엄정화는 나름 글래머입니다. 나이 든 표시도 별로 안 나구요. 몸의 나이로는 한채영과 많이 차이가 안 나는 듯 합니다.

    다만, 엄정화가 벗는 순간 걍 무덤덤해진다고 할까요? 한채영과 단순 비교가 불가한데, 한채영은 너무 적게 보여줘서 노출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더군요.

  3. says:

    저도 봤어요. 이거. 한채영의, 깡마른 팔다리가 불쌍하게끔 큰 가슴에서 오는 몸의 불균형과 오랜 성형으로 흘러내릴 것 같은 엄정화의 얼굴이 안쓰러워서 보는 내내…ㅜㅜ 두 사람 앞으로 같이 나오면 안 되겠습디다. 중심 여배우 둘이 쌍으로 인공미를 너무 풍겨대니 눈이 어지럽더라고요. ㅎ

  4. 네, 한채영 몸이 좀 기형적인 건 사실이더군요. 팔다리를 젓가락이고 이른바 쇄골도 며칠 굶은 기아형이구요. 마치 졸라맨의 여성형 같더군요. ㅋㅋ

    엄정화는 뭐…

  5. 사실 전 엄정화가 성형을 많이 했다고 해서 거부감을 느끼진 않았어요. 영화를 찍든 노래를 하든 열심히 하는 게 느껴져서 비교적 좋은 인상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그 결과물도 나쁘진 않구요. 연기도 나름대로 하는 편이고 노래도 (기계로 조작을 했는지는 몰라도) 괜찮은 편이구요. 그래서 성형을 많이 한 건 자기 직업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입니다.

  6. says:

    아, 저도 엄정화 괜찮아요. 연기 되잖아요. >< 2, 3년 전부터 충무로에서는 엄정화만한 배우가 없다고들 했데요. 역할마다 다 잘해주니까. ^^ 성형을 해서 싫다는 것이 아니라, ‘업계’에 있는 친구들이 종종 실제로 볼 때 얼굴이 무너지는 징후들이 나타난다기에, 그게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하고…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줘야 할텐데…하는 마음이랄까. ^^;;

  7. 성형이 gross하게 묘사되는 것의 극치는 영화 ‘Brazil’에서지요? Face lifting에 중독된 주인공의 엄마가 나오죠. 얼굴이 처지면 다시 끌어올려서 젊은 얼굴이 되었다가, 다시 처지면 또 끌어올리고. 그래서 주인공은 가끔씩 엄마를 못 알아보죠. ㅋㅋ

  8. says:

    아, 브라질! 그게 아마 ‘여인의 음모’라는, 택도 없이 엉뚱깽뚱한 한글 제목이 붙은 영화였죠? 진짜 기괴하면서도 서글픈 영화였는데…블레이드 러너의 기괴 버전같은 느낌도 들고. 그 엄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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