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좀비로 환원된다

내가 좀비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그럴싸하게 둘러대라면, 좀비 영화는 B급 호러물의 겉모양을 빌어 인간들의 세상을 비웃는 해학이라는 점이다. 

조지 로메로의 좀비 시리즈 전작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인간들이 좀비라는 냉소다.  20세기의 좀비들은 발을 질질 끌면서 걸어다닌다.  발을 질질 끌면서 천천히 걸어다니는 좀비들은 늙은이들이다.  신경통 걸려서 빨리 못 움직이는 영감탱이 꼰대라는 거다. 

21세기에 들어와 좀비들은 팔팔하게 뛰어다닌다.  젊은 놈들이 좀비라는 거다.  우리나라를 보면 20대들이 좀비다. 

좀비영화 감독들이 우리나라 사회를 유심히 들여다 보고선 21세기 좀비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기네 나라를 들여다보고 좀비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영화들이 만들어진 사회의 젊은이들도 다 좀비다. 

좀비의 특징은 뇌가 없어서 아무런 생각을 못하는데 살아있는 인간의 살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아낸다는 거다.  요즘 20대들은 비판적 사고를 하는 뇌가 없어서 아무런 비판적 사고를 하지 못하지만 ‘취업’의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아낸다.  그리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팔팔하게 뛰어다닌다.   비록 그것이 요즘 20대에게만 국한된 특성이라고 할 수 없고 상황이 강제한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조지 로메로는 좀비 시리즈에서 파시즘에 대한 경고를 집어넣었다.  군중들이 생각없이 몰려다니며 사람 잡아먹고 건물 부수고 하는 행위는 파시즘의 결과적 현상의 하나다.  요즘 20대들이 파쇼화되어간다는 몇몇 사람들의 우려는 이미 21세기 초반에 좀비 영화에서 제기된 것이다.  하하. 

50대 꼰대 좀비들이 망쳐놓은 세상에서 20대 좀비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이 좀비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다.  

30대는 좀비 아니냐고?  30대가 좀비가 되려면 시체가 좀더 썩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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