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me Fatale

‘여우처럼 꼬리친다’라는 말이 있다.  ‘내숭 떤다’는 말도 있다.  ‘여시같은 기집’이라는 말도 있다.  이 말들은 주로 여자들이 다른 여자를 accuse할 때 쓴다.  그런 비난의 핵심은 ‘저년은 내 남자를 정말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하는 척 꼬셔서 이용해먹는다’이다. 

정말로 ‘저년’이 그 남자를 사랑하는지 아니면 그런 척 하는지는 ‘저년’만이 알 것이다.  ‘저년’에게 이용당하는 남자들은 이용당하다 버림받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저년’이 자기를 정말 사랑했다고 믿는다.  어떤 경우는 버림받은 후까지도 ‘저년’이 자기를 진정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자기를 떠났다고 믿는다.  

만약 ‘저년’이 그 남자를 정말 사랑했으나 어쩔 수 없이 그 남자와 헤어지게 된다면,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한 셈이다.  그렇지 않고, ‘저년’이 그 남자의 단물만 쪽쪽 빼먹고 버린 경우라면 ‘저년’은 그 남자에게 femme fatale이 되는 관계가 성립한다. 

드라마 시청자의 입장에서 ‘저년’이 순정파인지 femme fatale인지는 판단하기 쉽다.  드라마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이 여자는 순정파 여주인공, ‘저년’은 femme fatale.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전지적 시점을 가질 수 없는 현실 던젼에서는 그 여자가 순정파인지 ‘femme fatale’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더 난감한 경우는 ‘저년’ 스스로도 자기가 순정파인지 femme fatale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다. 

영화 ‘매트릭스’가 말하는 대로 세상은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세계가 있지만 그것과 별도로 각자가 인지하는 세상이 존재하고 각자는 자신의 오감으로 인지하여 자신의 두뇌에서 재건축하는 뇌내 이미지로서의 세상이 있다면, 한 남자가 자신을 사랑하다가 눈물을 흘리며 떠나간 여자가 순정파인지 femme fatale인지 잘 모르겠다면 더 이상의 걱정을 버리고 그녀를 사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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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Femme Fatale

  1. says:

    ‘그 놈’의 정체가 아리까리한 상황에서도 걱정을 버리고 그냥 사랑하면 될까요? 꼬리치는 것은 ‘년들’만의 특권이자 특성은 아닐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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