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구시가지의 발견과 재발견

발견이 있은 후에야 재발견이 있는 것이다.  내가 대전 구시가지를 발견한 적이 없으니 재발견한 적도 없다.  그래서 거창하게 대전 구시가지의 발견이라 하겠다. 

첨에 대전으로 이사 왔을 때는 둔산동 쪽의 모던한 모습에 마음의 위안이 되곤 했다.  그래도 내가 적응하기는 쉽겠다는 생각에서였다.  1년이 넘게 지난 지금 둔산동은 마음 편하게 돌아다니고 있고 많은 생활 편의시설들이 있으나 딱 거기까지다.  시가지에 재미가 없다.  걍 소비하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쉽게 흥미가 떨어지는 곳이다. 

지난 토요일에 독립영화를 보러 구시가지를 가게 되면서 처음으로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구시가지를 돌아보았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곳이더군.   둔산동 같은 깔끔함이나 현대적인 거리는 절대 아니고, 경제활동의 활기를 둔산동 쪽의 신시가지에 점점 뺏겨가고 있는 곳이지만 오래된 곳은 그 나름의 문화라 할 것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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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왕만두랑 찐빵 타운’이라는 절대 상표등록될 수 없으며 상호등록도 잘 안 될 거 같은 무미건조한 이름을 가진 이 가게가 실상은 대전에서 제일 맛있는 만두와 찐빵을 파는 가게이다.  왕만두 6개에 2000원, 찐빵 6개에 2000원.  가격이 아주 저렴하면서도 맛이 기가 막히다.  고향의 화교 중국집 만두의 맛이랄까?  여기서 만두를 먹으면 어릴 적 고향의 만두집이 생각난다.  화교 부부가 하던 만두집이었는데, 아주 가게가 작아서 손님이 앉을 의자는 2개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들 포장을 해서 집에 가서 먹었다.  그 집에서 파는 군만두는 맛이 기막혔다. 

나는 중학교2학년 때 도시로 이사가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그런 맛의 만두를 먹어보지 못했다.  대학 들어가고 나서 고향에 다시 가보니 그 화교 부부의 자식들이 아주 큰 만두 식당을 차려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즉석 왕만두랑 찐빵 타운’의 만두는 그 화교 중국집 만두의 맛과 비슷하다.  저기서 군만두도 만들었음 얼마나 좋을까?  만두의 피는 무릇 이스트로 부풀린 것을 써야 한다.  부풀린 만두피의 냄새와 만두소의 맛이 결합되어서 식욕을 돋구는 만두가 만들어지는 거다.  요즘 흔히 마트나 분식집에서 구할 수 있는 만두는 만두맛이 50%도 내지 못한 것이다.

또 이야기가 사천으로 샜는데, 대전의 구시가지는 둔산동 신시가지가 가지지 못한 매력이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려면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대전 아트시네마에 가게 되면 구시가지도 한번씩 둘러보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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