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to Y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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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

이야기는 아리조나 배경이다.  아리조나는 기본적으로 사막이다.  그래서 농사 짓기가 아주 힘들다.   소나 말을 키우는 건 가능하다.   땅에서 나는 풀을 사료로 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땅에서 풀이 나려면 물이 있어야 한다.  홀랜더는 에반스의 땅을 뺏으려고 물길을 바꾸어 버린다.  물이 땅에 흘러들어가지 않으면 풀조차 나지 않는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다. 

물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중요한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악당보다 더 악당스런 지주 홀랜더가 가난한 소농들을 착취할 때 물을 끊는 방법을 쓴다는 이야기의 디테일이 마음에 들었다.  이건 아주 사실성 높은 얘기거든. 

몬순 기후대에 속해서 물 걱정을 크게 하지 않고 살았던 우리나라에서는 물 때문에 싸우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냥 논에 물꼬를 트니 마니 하면서 심술을 부리던 정도였지.  근데, 세계에서 척박한 땅은 아주 넓고 그런 척박한 땅에 물이 들어가느냐 들어가지 않느냐에 따라 땅이 완전히 쓸모없어지느냐 아니면 가축이라도 칠 수 있느냐가 갈라지기 때문에 물은 많은 지역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였다.  소위 water rights라 해서 물에 대한 권리는 미국의 재산법에서 조그맣게 소개가 된다.   대도시나 물이 많이 나는 곳에서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아리조나, 텍사스 등 사막지대에서 물의 권리는 중요하다.  아리조나의 아파치 국가(Apache Nations)는 아리조나주를 상대로 강물에 대한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은 권리(grandfathering rights)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으니 water rights는 사막에서는 아직도 살아있는 이야기다.  앞으로 쓸 수 있는 물이 점점더 귀해지면 매드맥스처럼 물 갖고 전쟁을 하게 될까?

2. 아버지

헐리우드의 가족주의가 웨스턴으로 변주되면 아버지주의가 된다.  아주 낡아서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날 정도의 이야기인데, 그래도 이런 마초스런 아버지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  존 웨인 같은 마초는 아니다.  전쟁에서 총을 맞아 다리 한 쪽을 제대로 못 쓰기 때문에 강한 아버지는 절대 아닌 에반스는 아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목숨을 버린다.  이 한 문장으로 이 영화의 모든 게 정리되는 건데, 그러면 러셀 크로우라든지 헨리 폰다 같은 주연급 배우들은 걍 무대 장치 정도로…

3. Marshall

20세기 초반 영화에서 절대 정의의 표상이었던 보안관은 21세기에 와서는 돈을 받고 보안을 책임지는 세콤 직원 정도로 격하된다.   그것도 강도한테 손들고 투항하는 세콤 직원. 

4. 인디언 저격수

인디언은 특별히 눈이 좋아서 저격수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는 스테레오타입이 다시 채용된다.  근데, 그 인디언은 피부색이 다르고 저격을 잘 한다뿐이지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걸 서슴지 않는 저열한 인간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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