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

MB가 최선으로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 탓을 하는 것이다.  이건 쉽긴 한데, 누구를 지목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지. 

장하준 교수라면 김영삼을 지목할 것이다.  그리고 김영삼이 원죄를 지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장하준 교수의 논리대로라면 우리 경제가 이렇게 힘들게 된 것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premature하게 신자유주의 세계화 테크를 탔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자유주의 세계화 테크로 선회했을 때 외신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느니 하는 말들이 있었다.  외부인이 우리를 보는 눈이 더 정확할 때가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얼마전 인터뷰에서 세계화의 흐름을 막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게 어느 정도의 진심인지는 알 수 없으나, 50% 이상의 진심은 들어있었던 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영삼 정권에서 세계화를 추진해버리고 나서 IMF 외환위기를 당하고 나니까 김대중 정권에서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매우 한정되어 버리게 된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테크란 건 한 번 타기 시작하면 이전의 테크로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건 외국 정부나 투자자들의 압력 때문이고, 국제 협상에서 이런저런 역행 방지 조치들을 강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미 FTA 관련 기사를 잘 챙겨 봤으면 ratchet, roll-back, standstill 이런 말들을 다 들어봤을 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막을 의지도 없었고 그것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할 철학이 없었다.  황우석의 실험실을 방문하여 감전되었던 노 전대통령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한-미 FTA 추진 당위성 보고를 받고 다시 한 번 감전되는데… 

노 전대통령이 좀만 전기를 덜 타는 체질이었으면 우리나라가 지금보다는 좀더 나았을까?  그건 알 수 없다.  한 번 타버린 신자유주의 세계화 테크 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판적인 철학이 없었고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세상을 아울러 끌고 갈 수 있는 인물을 배출해내지 못한 우리나라의 비극이었지.

이명박은 어떠한가?  김영삼이 싸질러놓은 똥은 아직도 다 치우지 못하고 남아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겨놓은 일의 뒤처리로 1년 가까이 허비해버릴 공산이 크다.  게다가 자기 스스로도 엄청 많은 똥을 싸고 있다.  누군가를 지목해서 원죄 타령만 하기에는 스스로도 너무 많은 죄를 짓고 있기에.  이명박 스스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믿음이 예수에 대한 믿음만큼이나 강한 사람인 것으로 보이기에 이제 앞으로 4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우리 나라는 꾸준히 신자유주의 세계화 테크를 하이브까지 타게 될 것이다.

그나저나, 원죄인 김영삼의 아들 김현철은 악플러로 변신해서 경찰서에 붙들려가기도 했다는데…  그는 단지 YS의 아들이었던 것이 아니고, YS의 브레인이기까지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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