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재즈축제

‘세계적인 거장과 함께 하는 한여름의 재즈축제’라는데, 세계적인 거장은 안 보이거든.  세계적인 재즈 거장을 대구에서 안 봐도 좋으니까 40년도 넘게 달여서 탄화되어버린 ‘세계적인’이란 표현은 이제 좀 그만 쓰자.  논리학에서 말하는 ‘정의에 의한 존재 강요의 오류’이기도 하고, 좀더 짧게 말하면 거짓말이거든.  대구에서 처음 하는 것 같은 재즈축제인데 사람들 많이 안 올까봐서 겁내하는 것도 이해는 하는데, 요즘 사람들 바보 아니거든.  인터넷 찾아보면 다 나온다고.  ‘세계적인 재즈의 거장’들은 지금 유럽과 북미의 재즈 페스티벌 돌아다니느라고 바쁘다는 거. 

그렇다고 대구재즈축제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지금 젊은 뮤지션들이 10년 20년이 지나서 거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세계적인 재즈의 거장’이 안 오더라도 재즈 좋아하는 사람들은 로컬 재즈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러 다닐 의향이 충분히 있다.  재즈를 듣는 참맛은 그런 데 있는 거라구.  세계적인 거장의 음악을 100미터 떨어져서 듣느니보다는 별로 안 유명한 로컬 재즈 뮤지션의 음악을 5미터 앞에서 듣는 게 더 낫다는 게 내 생각.   뮤지션들의 수는 또 왜 이리 적은지.  세계적인 거장만 모시느라 바빠서 다양한 무대를 꾸미는 데는 신경을 못 썼나 보네.

옆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분지로 사방이 막혀 있고, 위로 구름을 쳐다보면 다까끼 마사오와 그의 딸의 얼굴이 보이는 것 같은 꽉 막힌 도시라고 해서 이렇게 하드코어 촌시럽게 굴어야 하겠나?  (고담 시티에 도움이 필요할 때는 다까끼 마사오 서치라이트를 켜라.  아니면 그의 딸이라도.  아니면 그의 화신임을 자처했던 자의 것?)

표값은 최저 50,000원이구나.  축제 조직하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래놓고 레퍼토리는 ‘어르신들 듣기 편하게 파퓰러한 걸로 부탁드려요’라고 뮤지션들한테 말했겠지?   앞좌석은 물론 공짜표를 받으신 지역 유지들의 차지일테고.  하아~  게다가 공연시간은 매일 19:30~21:30.  주말인데도 딱 두시간 공연하고 마는 거야?  아, 어르신들은 힘들어서 공연을 오래 못 보시지.  그리고 그걸 최저 50,000원씩 받으면서 그걸 재즈 페스티발이라고 부른다고?  쩝쩝. 

지방자치단체가 이것저것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상하기도 하고, 당최 자기는 들어보지도 않았던 재즈라는 쟝르의 공연을 기획하려고 뛰어다녔을 지방공무원들도 열심히 한 거는 인정해야할지 아니면 속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홈페이지(www.dijf.co.kr)를 보면 볼수록 한복 입고 빨간 하이힐 신은 중년 여성 같다.

Leave a Reply

Please log in using one of these methods to post your comment: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