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로 답하니 벤츠로 응수하더라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나 컨텐츠 관련한 사업을 하지 말라는 류한석님의 글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대기업에만 국한된 얘기일 것이다. 사업의 규모로 봤을 때 Microsoft나 Google은 이미 우리나라 대기업 이상의 수준이니까, 사업의 규모가 크다 하며 반드시 소프트웨어나 컨텐츠 사업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특성상 유연한 사고를 필요로 하는 사업은 어렵다는 것.

이걸 국방색 꼰대기질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히 녹색은 아니고 그보다는 좀 구린 국방색으로 머리 속에 염색된 꼰대들의 기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국방색 꼰대기질이 잘 드러나는 최근 광고가 현대 그랜저 광고다.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다는 놈이 있다면 그놈은 다시 만날 필요 없이 절교해야 할 놈이라고 판단내리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정서일거라고 믿는다. (아닌가? 내가 이미 소수인가?)

근데 현대에서 광고를 주문하고 광고안에 대해 오케이 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사람들의 정서와는 아주 동떨어진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친구가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면 리모컨으로 자동차를 켜서 자랑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람인 거다. 이게 얼마나 천한 것인지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바로 국방색 꼰대기질이다. 현대 자동차에서 임원으로 일하기 때문에 벤츠나 BMW로 답하지 못하고 그랜저 정도로밖에 답하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속이 쓰릴까?

글 쓰다보니 생각나는데, “그랜저로 대답했다”는 건, 그랜저 못 타고 다니는 너같은 거렁뱅이랑은 이제 어울리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대신하는 건 아닐까?

5 thoughts on “그랜저로 답하니 벤츠로 응수하더라

  1. rakko says:

    “현대 자동차에서 임원으로 일하기 때문에 벤츠나 BMW로 답하지 못하고 그랜저 정도로밖에 답하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속이 쓰릴까?” 이 대목에서 한참을 웃었어요..

  2. daighter says:

    아 포털에 그냥 “그랜저광고”라고 하시면 뜨는데,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건 2MB식 소통이라고 아고라에 뜬 거였습니다. 이건 좀 길어요.🙂

  3. 20대 중반의 대학생과 직장인 커플이 그랜저 굴리는 거 봤거든요. 새 걸로 사도 몇 번 굴리면 중고니깐 차는 중고로 샀구요 대신에 사는 곳은 완전 후져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가의 문제죠. 몇 시간 붙어있지 않는 주거에는 돈을 들이지 않고 폼 내서 돌아다닐 차에는 돈을 많이 들이는 거죠. 그리고 둘이 살다보니, 차 굴리는 비용과 주거비는 반으로 줄고, 식비도 반으로는 줄지 않겠지만 그래도 많이 줄죠. 가진 자들에게는 사람이 붙고 그래서 가족, 그리고 대가족도 이루기 쉽잖아요. 잠수님의 다른 글에서의 생각과는 아마도 반대로, 이 부자들이 하위계층의 사람들을 이간질 시켜서 다 싱글로 만들어 그들의 비용 지출을 증가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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