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트뱅글러 베토벤 No. 7

내가 대학 들어가서는 과외 알바를 하면서 용돈이 좀 생겼는데, 그 때 질렀던 가장 큰 아이템은 컴퓨터였고 그 다음이 오디오였다.  태광 에로이카가 지금은 없는 것 같은데 그 당시는 인켈과 롯데파이오니아와 함께 국산 브랜드로 괜찮은 기기들을 만드는 메이커였는데, 태광 에로이카의 앰프와 스피커 + 소니 CDP 저렴한 것을 조합해서 클래식을 주로 들었었다.

그때 용산에 SKC가 큰 음반매장을 운영했는데, 거기서 SKC가 발매한 베토벤 7번 교향곡 CD를 대학1학년 때 사서는 지금까지 갖고 있다. 근데 이게 푸르트뱅글러의 기념비적인 실황연주인 것을 최근에야 알게됐다는 것이다. 이 음반 살 때는 푸르트뱅글러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베토벤 교향곡 다 사서 모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저렴한 맛에 산 거였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엄청난 음반이었다는 것이지.

CD 표지에 “이 디스크는 기념비적인 실황 연주로서, 부분적으로 잡음이 있을 수 있아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있는 걸 간과했던 것이지.

CD 내지를 보면, “푸르트뱅글러가 남긴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은 모두 5종이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이 1943년 10월31일~11월3일 기간의 실황연주를 녹음한 것으로 베를린 필과의 연주이다 (Columbia). 두번째는 1948년11월13일 스톡홀름의 역시 실황녹음인데 스톡홀름 필과의 연주이다 (발터협회). 세번째 것은 유일한 스튜디오 녹음으로서 빈필과의 연주이다. 1950년1월25일, 30일~31일 기간에 빈에서 녹음되었다(EM1). 네번째는 베를린 필과의 1953년 4월14일에 있었던 실황녹음이다(Cetra). 다섯번째가 이 레코드에 수록된 실황연주 녹음이다. 푸르트뱅글러 최만년의 역사적인 기념음반이다. 1954년8월30일 잘츠부르크 축제극장에서의 실황이며 그가 죽기 불과 3개월 전(11월30일)의 연주이다.”

작년에 잘츠부르크에 출장갔는데, 그때는 축제가 이미 끝난 후였다는…

암튼, 이 음반은 역시 푸르트뱅글러답게, 듣는 사람이 엄청난 격정에 휩쓸리게 만든다.  그때 당시 SKC가 CD 음반 사업을 꽤 야심차게 추진하긴 했는데 말이지. 그때 산 SKC 음반 중에는 그저 그런 것도 있지만 두고두고 계속 듣게 되는 좋은 음반도 있다.

One thought on “푸르트뱅글러 베토벤 No. 7

  1. 특별 보너스를 받으셨군요. 멋모르고 명품을 손에 넣으셨으니..
    저는 어릴때 부터 모았던 LP음반들을 시집 가면서 다 버렸지요..지금은 생각하면 할 수록 뼈가 아프죠.
    그러고 다시 모아둔 적은 양이지만 LP를 좋아 하구요. 역시 CD는 볼 수록 들을수록 믿음이 안가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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