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민주주의를 상관하나?

한 2년쯤전에 이아고랑 같이 했던 대화인데, 민주화 운동으로 민주주의가 절차적으로나마 어느 정도 도입이 되었고 이제 민주주의란 게 최소한 대의 민주주의 차원에서는 확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민주주의란 걸 상관하는 사람이 국민의 몇 프로나 될까?

이 질문은 요즘 들어서 더 의미가 있어진다. MB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것: 돈에 대한 탐욕이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했구나. 정확히 말하면 MB 득표율만큼이 사람들 마음 속의 탐욕의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전 글에서도 몇 번 썼지만, 많은 사람들은 추상적인 가치인 민주주의 따위 상관하지 않는다. 돈만 많이 벌어서 자기랑 가족들이 풍요롭게 살 수만 있다면, 대통령이 MB이든 노회찬이든 상관치 않는다. MB가 그렇게 해줄 사람으로 보였기에 그를 찍어준 것일 뿐.

그건 그렇다 치고, MB니 대운하니 하는 것들이 없었던 노무현 정권에서 사람들이 대의 민주주의라는 게 정착이 되었다고 하여 더 풍요로움을 느꼈나? 그렇지 않았기에 대선에서 MB에게 표를 준 것이겠지. 지금도 소수의 ‘선각자’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게 진정한 위기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극히 적은 것도 같은 선상의 이야기이고.

민주주의에의 피로감, 더 나아가 정치에의 피로감이라는 게 지금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정치는 뭐가 되어도 좋으니 부자가 되게 해달라는 그런 생각들.  지금 이 상황에서 갑자기 절차적 민주주의가 폐기되고 독재로 간다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관할 것인지 궁금하다.

혹자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서양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고, 보편적인 궁극의 정치체제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성군 정치 내지는 소수의 엘리트에 의한 과두정치라는 게 낡아빠진 체계만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의 민주주의를 경험해본 국민들에게 성군 정치 내지 과두정치라는 게 독재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 의문이다.

만약 모 아니면 도 식의 논리에서 민주주의 아니면 독재라고 한다 했을 때, 돈만 많이 벌게 해준다면 정치 체제가 독재로 가는 것도 개의치 않겠다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지나친 단순화를 하자면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박정의 독재시대가 그닥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합친 정도의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수는 상당히 많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돈만 많이 벌게 해준다면 MB를 다시 찍어줄 용의도 있는 MB의 현재 혹은 잠재적 지지층이다.

난 그래서 딴지일보가 조선일보 대신 MB를 안티테제로 잡는 것은 포지셔닝이 잘못 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많은 반 MB 진영 사람들이 현재의 구도를 민주와 반민주로 파악하는 것도 잘못되었다고 본다. 그 적이라는 게 진짜 있다면 그건 우리 바로 주위에 우리랑 교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탐욕이거든.

The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의 원작과 리메이크에서 알레고리의 변화라는 거 한 번 생각해봄직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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