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폐해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121152145&section=03

위암으로 사망한 탤런트 장진영을 침과 뜸으로 고쳤는데 병원에서 침, 뜸을 중단시켜서 장진영이 죽었다고 주장한 김남수라는 사람이 프레시안에 ‘장진영의 봄날은 ‘왜’ 갔는가?‘라는 글과 ‘사스, 에이즈를 ‘뜸’으로 치료한다고?‘ 라는 글을 올린 이상곤이란 사람에 대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했단다.

김남수는 예전에 다른 일로도 꽤 알려진 사람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소위 정규 한의대 교육을 받은 한의사라고 해서 뭐 그닥 나은 게 있을까?

이상곤이 쓴 ‘사스, 에이즈를 ‘뜸’으로 치료한다고?’에 나온 글귀를 보자.

이런 치료는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나름의 효과를 보았다. 이처럼 적당히 아픈 자리에 뜸을 놓아 상태의 호전을 꾀하는 방법과 전문가의 뜸은 다르다. 예를 들면 한의사는 인체의 오장육부와 연결된 경혈을 찾아서 뜸을 뜬다. 경혈에 뜨는 뜸은 인체의 허실 상태를 조정해 질병에 대한 저항 능력을 북돋운다.

한의학은 우주와 인체를 동일시하여 인체를 소우주라 한다. 전신의 경혈 수는 361개이다. 바둑판도, 음력 1년도 361이다. 바둑의 한 수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부분, 부분이 전체와 밀접하다. 평생 이런 경혈에 침을 놓아 한국, 중국, 일본을 막론하고 동양 최고의 침의로 추앙받았던 허임은 누구보다도 정확한 진단과 정확한 취혈을 강조했다. 마치 바둑에서 한 수를 잘 못 둬 패배를 자초하는 것처럼, 경혈 한 곳에 침, 뜸을 잘못 놓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 큰 해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한의학의 문제는 위처럼 검증할 수도 없는 내용이면서 듣는 사람들이 솔깃해질 말들을 하면서 한의학의 효능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김남수의 침, 뜸이라고 체계가 없을까? 그 사람도 들어보면 다 체계가 있다.

소위 ‘정통한의학’이나 김남수의 침, 뜸이나 그 효능이 신뢰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  그런데 들어보면 그럴싸하기도 하고. ㅋ

한의학은 병의 치료에 있어서만 사람들을 미혹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서양의학’ ‘한의학’을 구분하고 마치 ‘서양의학’이 과학이란 무기를 앞세워서 뛰어난 ‘한의학’을 억압하는 것처럼 구도를 만들어서 국수주의를 조장한다.

자신의 것이 정당한 대우를 못받는다는 컴플렉스에 기초한 국수주의란 아주 해롭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 이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자가 발전하고, 마음을 닫아걸고 자기 거만 지키려는 자들이 망했다는 건 역사가 증명해주는 것.

게다가 ‘서양의학’ ‘한의학’이란 정확한 구분이 아니고,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 있을 뿐인데 말이다. 그리고 현대의학은 더이상 서양인만의 의학도 아니다. 전 인류가 공유하는 의학이 현대의학이다.

김남수 v 이상곤의 소송이 어떻게 결과가 나든 사람들의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단박에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김남수가 승소하면 “역시 소수의 사람만 알고 있는 신비의 비전이 있었어”라며 김남수에게 수억의 돈을 싸들고 가는 사람들이 줄을 설테고, 이상곤이 승소하면 “역시 한의학은 정통으로 교육받은 사람한테 가야해”라며 경희대니 하는 유명 한의대 출신 한의사한테 가겠지. 

이 후짐은 언제 해소되려나.

2 thoughts on “한의학의 폐해

  1. 육담 says:

    의사(한의사든 양의사든)마다 실력의 차이는 있겠지요.
    이북의 한의사중에 봉명체?(자신의 호를 딴이름)를 발견하여 침술을 향상시킨 유명한 양반이 어느날 사라졌다던데 그이후로는 봉명체든 뭐든 소식을 접할길이 없네요.(이름도 이젠 기억이 안나니…한때 노벨상후보로 거론되기도 햇었다는데;;)

    • 봉명관이라는 것도 검증이 필요하지요. 부인하는 건 아니고, 검증되기 전에는 그냥 기다린다 정도.

      한의학계에서 현대의학(서양의학이라 오인됨)의 패러다임을 깨부수는 새로운 뭔가가 나온다는 신문기사가 나올 때 환호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현대의학의 패러다임이란 건 알고 보면 효과가 있는 모든 의술을 흡수하는 드래곤볼의 ‘셀’과 같은 거란 걸 이해한다면 한의학에서 새로운 뭔가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인간의 몸을 치료하는 방법에서 새로운 게 개발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인식을 바꾸어야겠습니다.

Leave a Reply

Please log in using one of these methods to post your comment: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