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THAAD 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

오늘 아침에 일어날 때 갑자기 허벅지밴드가 생각났다. 예전에 정말 즐겨 들었는데. 뜯어먹어 날. 몇년 전에 인터넷 검색해본 바로는 허벅지밴드는 학원을 하면서 문화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하던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왜 갑자기 허벅지밴드가 생각났나 내 머리속을 헤집어보니, 사드 때문이었다. 허벅지밴드의 앨범 전반이 사디즘, 메저키즘, 도착 같은 걸 다루고 있는데, 노래 중에 사드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게 있었던 것 같다. 요 며칠 사드 때문에 시끄러워서 그런 듯.

방금 검색해보니 페이스북의 뿌까언니 페이지에 아래 내용이 있다.

언더그라운드밴드 ‘허벅지’의 보컬 활동으로 클럽문화 운동, ‘기분 좋은 QX’ 대표, 서울대공원 원장을 거쳐 다양한 분야의 분들과 세미나를 통해 ‘동행숲’이라는 이름으로 멸종위기동물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문화기획전문가 안영노를 찾아라!

맞아. 안영노. 페이스북 ‘동행숲’ 페이지가 있고, 페이스북에서는 Youngro Annyee 라는 이름으로 활동중.

젠장. 사드 얘기하려던 거였는데.

난 사드가 정말 ICBM과 SLBM을 요격할 수 있다면 공학적으로 엄청난 성취라고 생각한다. 이 무기체계가 ICBM을 요격하는 걸 보고 싶다. 그걸 촬영하는 것 자체도 엄청난 수준의 공학이 필요한 것이라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런데 이게 한국에 배치된다.

비용 문제는 미국이 거의 다 부담하는 것으로 나와있으니 문제가 없어졌다. 예전부터 미국은 THAAD를 deploy한다고 표현해왔다. 우리 말로는 ‘배치’라고 번역해서 그 뉘앙스가 잘 전달이 안됐는데, 미국이 deploy한다고 표현했으면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부대 등을 특정 지역에 위치시킨다는 의미이다. 당연히 배치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걸 전제하는 표현이지.

그렇다면, 미국의 주로 비용을 부담하는 사드가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것은 한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는 일 아닌가? 공격 체계가 아니고 방어 체계이기 때문에 주변국과의 긴장을 조성할 것도 아니고.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지만, 자기들 공격 무기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 싫어서 반발하는 것이지 자국 영토에 사드가 purple rain처럼 떨어질 걸 우려해서는 아니지. 중국이 동펑(東風)을 배치해서 미국 제8함대의 작전 영역을 후퇴시키는 것과 유사한 것 아닌가? 군사력의 평형이 이동할 때 당연히 나타나는 정치적 제스처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로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할 것이다? 언론들은 항상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마련이지. 정말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을 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 예전에 희토류 사건에서도 봤지만, 경제적 보복을 떠들썩하게 한 것 치고 그 결과가 신통한 적은 별로 없다. 경제적 영향력은 가스불에 얹어놓은 찜통에 개구리가 익어가듯 서서히 행사하는 것이 정석이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어느덧 세계를 호령하고 AIIB에 너도나도 가입하도록 만든 것처럼 말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을 한다면, 그건 중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영향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느냐에 대한 테스트가 될 것이다.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 일당독재이며 당이 국가보다 위라고 생각하는 나라이긴 하지만, 그런 이념은 중국의 경제가 계속 발전하고 대외개방도가 높아지면서 시시각각으로 시험받고 있다. 만약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을 감행하면, 한국 경제에 타격이 오겠지만 중국의 기업들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중국의 기업들이 손해를 보게 될 때 중국 정부의 호령발이 언제까지 먹혀들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사드 배치 지역으로서의 성주? 뭐 사람 좀 적게 사는 지역에 두는 것은 당연하고 휴전선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고 그 외에 다른 고려사항이 있었겠지. 그러다보니 성주가 선택되었는데 나쁘지 않다. 지역 주민들이 좀 손해를 보겠지만 그거야 할 수 없고. 그쪽 지역 사람들은 김정은이 언제 쳐내려올지 모른다고 불안해하는 사람들 아닌가? 이참에 사드로 튼튼하게 방비해두는 것도 좋겠지. 고소해하는 것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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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향욱 개돼지

생각의 자유는 신이 준 것이다. 나는 신을 안 믿지만 좀 그럴 듯 하게 표현하려고 신을 들먹여봤다. 사상의 자유는 천부인권이다라고 표현하는 것보다는 좀더 나은 표현 같다. 사상과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 같지만, 언젠가부터 사상은 생각이 표현된 것이라는 해석이 덧붙여지면서 생각과 다른 것이 되어버렸다.

여전히 유효한 것은, 머리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든 그것은 자유이고 권리이며 신이 보호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표현해버린 이상 절대적 자유의 영역에서 추방된다. 책임이 붙게 된다. 그리고 그 책임이란 것은 그 사상의 내용이 절대적인 진리를 표현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 사상이 표현된 시대의 대중이 용인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나향욱이 국민이 개돼지라고 생각한 것은 술김에 한 말이 아니며 실수도 아니고 기자가 왜곡해서 기사를 써제낀 것도 아니다. 나향욱의 사상이며 진심이다. 국민이 개 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적인 자유의 영역에 속하지만 그걸 표현한 이상, 그것도 기자들 앞에서, 그 말은 대중이 용인할 수 있느냐의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2016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그 사상을 용인할 수 없었다.

멍청이는 아닌 것 같은 나향욱이 왜 기자들 앞에서 그 말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사람들은 한창 잘 나가는 전성기 때에 큰 실수를 저질러 고꾸러진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때는 전성기가 아니라 이미 전성기를 지난 하락기에 접어들었을 때이고 스스로는 전성기라고 착각하고 있을 때이다. 약간 운명철학적인 얘기이다. 나향욱은 엄청난 자신감이 있었던 듯 하다. 3급 부이사관이며 국장인데다가 주요 보직인 정책기획관을 맡고 있으니, 앞으로 1급까지는 무난할 것이고 차관, 장관까지 바라볼 만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꺾인다.

이런 여러 곁가지를 뒤로 하고, 나향욱의 ‘국민 개돼지론’은 그 자체로 분명히 오류인 명제인가 하면 그건 아니다. 과두정치, 철인정치, 제한적인 대의정치 같은 것들이 조금씩 다른 변주곡이지만 결국은 한 사회는 똑똑한 몇 사람이 이끌어가야 하고 다수의 우매한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좋은 세상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하면서 그 과실을 받아서 적절히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소위 엘리트들이 가지기 쉬운 생각인 데다가, 흔히들 미국 유학파들이 경도되기 쉬운 생각이다. 그런 사고는 미국의 건국 역사를 공부하게 마련인 정치학 전공, 법학 전공, 미국사 전공 같은 사람들한테서 흔히 발견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의 역사, 그 중에서도 특히 알렉산더 해밀턴의 저술들을 읽어보면 귀족정치, 선민정치가 대중민주주의보다 나은 것이라는 생각을 할 법도 하다.

해밀턴은 영국의 귀족주의를 열렬히 찬미하고 숭배하였으며, 민주주의가 국민들의 변덕과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분위기에 의해 좌우되는 통치라고 이해하였다. 동료인 제임스 매디슨과 달리, 미국 상원을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귀족의 대표라고 보았다. (한국어 위키피디어 알렉산더 해밀턴 항목) [note: 한국어 위키피디아 원글로 가면 나오는 각주가 무려 정종섭이다.]

굳이 해밀턴이 귀족정치를 찬미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국 건국 역사는 그야말로 똑똑한 소수의 사람들이 미국의 기초를 잘 만들어나가는 현실 세계의 심시티였기 때문에 그 히스토리를 읽게 되면 자연스레 귀족정치/선민정치를 선망할 수 있다.

나향욱이 해밀턴보다 못한 것은, 그런 생각을 세련되게 표현하지 못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나향욱이 1%에 들어갈 뻔 했다가 개돼지가 되는 결과가 온 것이겠지. 정말 강한 신념이 있고 그걸 뒷받침하는 논리가 있었다면 스스로 한국판 “The Federalist Paper”를 만들었어야겠지. 기자들을 앞에 두고 극단적인 표현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보다는 말이다. 나향욱이나 혹은 다른 어떤 엘리트가 정말 근사하게 귀족정치 이론이 대중민주주의보다 낫다는 것을 주장하는 저술을 낸다면 나는 그 사상을 지지할 의사도 있다. 문제는 나향욱이든 다른 누구든 2016년의 대한민국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매끈한 사상서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임대인과 슈퍼을 임차인의 대결?

임차인이 프레이밍을 잘 했다. 집행관이 용역 데리고 집행하는 걸 맘상모에서 저지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임차인은 연기도 꽤 잘 하는 편이네.

이런 일을 관찰하는 상황에서 나라는 인간은 법대로 깔끔하게 임차인을 내보내서 정의 구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 일이 풀려나가는 걸 보면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세상 어떤 일도 그렇게 깔끔하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내가 직업상 맞닥뜨리는 일들도 그러하다. 내가 판단하기로는 이미 정답은 정해져있다. 그 정답을 실현해내는 과정으로 내 업무를 수행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어느 정도의 절충으로 마무리된다.

사람들은 결과의 정의로움보다는, 최대한의 사람들이 마음 상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맘상모’라는 이름은 참 잘 지었다.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확실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누구도 맘상하지 않게 하는 해법을 찾자라는 것이 많은 소위 ‘좋은 중재자’들에게는 우선 어젠다이다. (아!! ‘맘상모’는 맘 편히 장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의 줄임말이라 누구도 맘상하지 말게 하자는 뜻과는 거리가 있지만 ‘맘상모’라는 단어만 놓고 보자면 그런 뜻일 거라고 일견 생각하게 되지 않는가?)

상가임대차에 관한 법률은 민법을 기본으로 해서 특별법인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기본 정신은 건물주인 임대인의 재산권을 최대한 인정하면서도 임대인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로 인해 임차인이 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라 할 것이다.

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서구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많이 늦었던 조선/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이미 자본주의 정신 자체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뿌리 깊었던 것 같아서, 지금의 법 체계는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쪽에 좀더 무게가 가 있는 듯 하다. 그런 중심을 임차인 쪽으로 조금 당겨 놓자는 게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논의의 핵심이다.

일부의 임차인들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상가임대차보호법 보호 대상을 현재는 보증금 환산액 기준(4억인가?)으로 하는 것을 기준을 없애고 모든 임대차를 보호 대상으로 하는 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도 한다. 만약 이대로 법 개정이 된다면, 상가 임대차의 관행이 바뀔 것이고 상가의 가격 자체도 많이 조정되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권리금 제도이다. 혹자는 미국에도 있고, 캐나다에도 있는 제도라고 하지만, 그 나라에 있는 소위 goodwill이나 sales of business는 다른 개념이다. 권리금은 거의 한국에만 있는 ‘관행’이고 요상한 사고방식에 기반한 것이다. 미국의 goodwill 은 A가 사업을 해서 회사의 브랜드도 만들고 이미지 쌓고 충성 고객도 만들고 해서 사업 자체를 B에게 양도를 하면 A가 해온 노력을 바탕으로 맨땅에 헤딩하지 않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개념이다. 권리금은 그러한 개념은 아니고, 내가 먼저 이 건물에서 임차인으로 장사를 했으니 나중에 들어오는 임차인은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인데, 사실 그 대가가 무엇에 대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사업장 전체를 변경없이 물려받아서 회사 상호와 물품 공급선, 판매망 등을 다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라면 goodwill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임은 명확하다. 하지만, 상가 장소만 물려주면서(사실 임차인 A가 주인도 아니기에 물려주는 주체도 불명확)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다. 새로 들어가는 임차인이 전 임차인이 해놓은 인테리어 엑스테리어 다 뜯어내고 처음부터 다 새로 시작하는 경우에도 전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달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런 부조리한 관행을 법적으로 보호하지 않는 것이 과거의 제도였는데, 임차인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에 대한 대책으로 상가임대차보호법 일부를 개정한 것이 작년의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과 갈등은 끊이지 않는 현실.

 

어중이들이 경제위기론을 떠들 때

경제는 바닥을 쳤는가? 어중이떠중이들이 다 경제위기를 얘기하고 다니니 이제는 바닥을 차고 반등할 때인가 싶다. 하지만 순환적 불황이 아닌 지금은 시간이 지난다고 경제가 다시 반등하지는 않기 때문에 어중이 지표로 경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프린스의 가창력

그의 대표작인 Purple Rain도 그렇고 다른 유명한 노래들에서도 프린스가 노래를 잘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어요.

그의 가창력에 굳이 쉴드를 치자면, 녹음에서 보컬의 비중을 낮추고 인스트루먼트의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그는 락과 소울의 영역에서 작업했지만, 음악에서 4~5개의 간단한 조합을 좋아하기봐다는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을 주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보컬에서도 솔로만으로 작업하기보다는 코러스가 함께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이런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보컬은 임팩트가 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세돌 알파고

지난 주 수요일(3월 9일) 제1국을 시작으로 오늘(3월 15일) 이세돌과 알파고의 5번기가 끝났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이 있는 대국이었다.

제1국은 알파고의 기력이 어느 정도 될지를 알고 싶은 마음에 처음부터 지켜보았다. 이세돌의 변칙수에 알파고가 정수로 대응하면서 판세를 초반부터 알파고 쪽으로 기울었다. 이건 홍콩무술영화의 도장깨기 장르의 공식 아닌가?

제2국은 정석 바둑을 둔 이세돌에게 알파고도 정석 바둑으로 대응하면서 정석 바둑에서도 알파고가 앞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세돌은 이때 상당한 멘붕을 겪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세돌의 멘탈도 보통은 아니었다.

제3국은 이세돌의 역습이 시작되는 판이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알파고의 빈틈이 보이면 적극적인 흔들기를 두어서 알파고의 대응능력을 가늠하려 했다. 하변 큰 세력 안에 침입한 것도 꼭 살겠다기보다는 알파고의 수읽기를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리하여 마침내 제4국에서 이세돌이 이긴다. 알파고의 뻘수가 있었지만, 그 뻘수가 아니더라도 이세돌이 이길 수 있는 판이었다.

제5국은 초반부터 앞서가던 이세돌이 한 번의 완착(79수였나?)을 두면서 아쉽게 밀린 한 판이었다. 하지만 이세돌은 마지막까지 흔들기를 시도했고 알파고가 조금 흔들릴 뻔 했다. 하지만 돌이 많이 놓여지고 나서의 흔들기에는 꽤 잘 대응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제1국이 끝나고 나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치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다.

제2국이 끝나고 나서는 2점일까 3점일까 궁금했다.

제3국이 끝나고 나서는 설마 4점은 아니겠지 했다.

제4국과 제5국이 끝나고 나서는, 어쩌면 좀더 두면 호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10번기를 다시 두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직권상정과 필리버스터 근거 조항

직권상정

국회의장 직권상정의 법적 근거를 찾는 것은 쉽지는 않다. 국회법을 열어놓고 Ctrl+F로 ‘직권’이나 ‘상정’을 찾으면 나오지 않는다. ‘심사기간’이라는 제목으로 조항이 작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 제85조이다.

제85조(심사기간) ① 의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원회에 회부하는 안건 또는 회부된 안건에 대하여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여 해당 호와 관련된 안건에 대하여만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개정 2012.5.25.>

1. 천재지변의 경우

2.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3.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

②제1항의 경우 위원회가 이유없이 기간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의장은 중간보고를 들은 다른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있다.

최근 직권상정된 법안은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테러방지법’이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은 여야간 합의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여 직권상정이 되었다고 한다. 기술적으로는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위원과 합의해야 하도록 한다. 하지만, 모든 원내대표가 합의했다는 문서를 국회의장에서 제출했다면, 국회의장이 그 합의서를 추인하기만 하면 국회의장이 각 원내대표와 합의한 것과 실질적으로는 같을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은 제85조에서 정하는 요건을 만족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절차적 흠결이다. 1항1호의 ‘천재지변’은 명백히 아니고, 1항3호의 의장이 원내대표와 합의한 경우 역시 명백히 해당 안된다. 마지막으로 1항2호의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를 여당이 주장하는데, 이 요건은 국정원장이나 대통령 혹은 국회의장의 주관적 판단으로 만족되는 요건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만족되어야 하는 조건이다. 국가비상사태라는 걸 객관적으로 입증하든지, 국회의장이 지금이 국가비상사태라고 판단한 이유를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필리버스터

필리버스터의 근거 조항도 ‘필리버스터’로 찾으면 안 나온다. ‘무제한 토론’으로 찾아야 한다. 국회법 제106조의2(무제한 토론의 실시 등)가 근거 조항이다.

제106조의2(무제한 토론의 실시 등) ① 의원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이 법의 다른 규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아니하는 토론(이하 이 조에서 “무제한 토론”이라 한다)을 하려는 경우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장은 해당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여야 한다.

1항에 따른 요구서는 요구 대상 안건별로 제출하되 그 안건이 의사일정에 기재된 본회의 개의 전까지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본회의 개의 중 당일 의사일정에 안건이 추가된 경우에는 해당 안건의 토론 종결 선포 전까지 요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의원은 1항에 따른 요구서가 제출된 때에는 해당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있다. 경우 의원 1인당 1회에 한정하여 토론할 있다.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본회의는 7항에 따른 무제한 토론 종결 선포 전까지 산회하지 아니하고 회의를 계속한다. 경우 회의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이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도 제73조제3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계속한다.

의원은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안건에 대하여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있다.

5항에 따른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는 동의가 제출된 때부터 24시간이 경과한 후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경우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에 대하여는 토론을 하지 아니하고 표결한다.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의원이 이상 없거나 6항에 따라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가 가결되는 경우 의장은 무제한 토론의 종결 선포 해당 안건을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중에 해당 회기가 종료되는 때에는 무제한 토론은 종결 선포된 것으로 본다.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

7 또는 8항에 따라 무제한 토론의 종결이 선포되었거나 선포된 것으로 보는 안건에 대하여는 무제한 토론을 요구할 없다.

예산안등 제85조의3제4항에 따라 지정된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에 대하여는 제1항부터 제9항까지의 규정을 매년 12월 1일까지 적용하고, 같은 항에 따라 실시 중인 무제한 토론, 계속 중인 본회의, 제출된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에 대한 심의절차 등은 12월 1일 자정에 종료한다.

[본조신설 2012.5.25.]

보다시피, 필리버스터를 하려고 할 때 맞추어야 하는 요구조건들이 있다. 일단은 제1야당이 움직이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민의당이나 정의당 만으로는 필리버스터를 시작할 여건이 안 된다. 재적 1/3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제한사항이 있다.

필리버스터를 한 안건은 다음 회기에는 반드시 표결하여야 하도록 정하고 있어서, 필리버스터는 한 안건에 대해서는 한 번만 쓸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더민주당은 기술적으로 이번 회기 동안은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선거구 획정을 무산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담을 안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