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의 확산은 대세
이건 부인할 수 없다. 그 시작은 중국 경제의 확대였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경제 강국이 되었지만, 자국 시장을 서구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방한 적이 없다. 국제통상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한 문장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를 수는 있을 것이다. 무역 장벽은 관세 장벽이 있고 비관세장벽이 있다. 관세 장벽은 WTO를 통해서 많이 낮아졌고, FTA를 통해서 더 낮아지고 있다. 비관세장벽은 WTO에서 건드리기도 했지만 많이 낮아진 것은 아니고, FTA를 통한 비관세장벽의 철폐도 한계가 있다.
관세장벽은 무척 투명하다. 어떤 물품에 대해서 어떤 나라가 몇 퍼센트의 관세를 부과하는지는 인터넷 검색만 좀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거기에다가 원산지규정을 제대로 적용할 줄 알면 관세는 정확히 계산된다. 하지만, 비관세장벽은 워낙 다양한 모양을 띄고 있기 때문에 투명하게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나라들이 비관세장벽을 무역의 주된 장벽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관세 장벽을 충분히 낮추지 않았다. WTO에 가입하고 다른 나라들과 FTA를 체결하면 모든 상품에 대해 관세가 0%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그런 의무를 부과하는 협정은 아직까지 없다. 그리고 중국은 그 와중에서도 비교적 낮은 개방율(많은 상품에 대해 높은 관세율 유지)을 유지하고 있다.
비관세장벽에 들어가자면 더욱 그러하다. 중국은 과거 무역보복 사례(희토류 수출 금지, 다양한 수입금지 등)에서 비관세장벽을 유감없이 사용해왔고, 이는 명백한 WTO 위반이거나 FTA 위반이 아닌 것들도 많았다.
중국은 그렇다 치고, 미국와 EU는 어떠한가? 요즘의 반덤핑 관세 부과 건수를 보면 요상하게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1990년 대에 칼라 힐스 USTR이 슈퍼301조를 매일 한 번씩 들먹일 때의 분위기로 회귀하는 것 같다. 왜 이런가? 그 근본에는 신자유주의가 그 단물을 다 빨아먹고 나자 털리고 난 미국과 유럽의 前중산층(現저소득층)의 불만이 높아졌고 정치적으로(표를 통해) 표현되다 보니 자유무역을 지지하기보다는 보호무역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정치 권력을 장악하게 된 데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는 그러한 흐름에서 고립주의를 천명하는 정당이 저지른 일이고, 미국에서 도널드 제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고 지지율에서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을 앞서기 시작하는 작금의 사태와 관련되어 있다.
과거 중산층이었다가 탈락하여(marginalized) 저소득층이 된 사람들에게는 버니 샌더스류의 주장보다는 트럼프류의 증오 발언이 더 잘 와닿는다. 이 모든 게 중국, 한국, 유럽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게 탈락자들에게는 듣기 좋은 말인 것이다. 그래도 일본 때문이라고 말하지는 않더라. ㅋ
누가 보호무역으로 장사하는가?
근데 보호무역이 대세가 되면 그걸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통상 관료들이 있고, 통상법을 자문하는 로펌도 있다. 이 둘은 보호무역이 대세가 될 때는 일자리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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